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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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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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일본 변호사_김정희 변호사_라디오칼럼_20171130

■ 방송시간 월요일 - 금요일 AM 08:53-
■ 기획 윤행석
■ 연출 황동현
■ 작가 박현주
■ 11월 30일 목요일
■ 김정희 변호사

■ 두 명의 일본 변호사

◆ 김정희 변호사 - 저는 2012년부터 5년 넘게 근로정신대에 소송을 하고 있습니다.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은 13살 나이에 일본에 가면 돈도 주고 공부도 시켜주겠다는 말에 속아서 일본에 끌려 갔습니다. 그러나 공부는커녕 돈 한 푼도 받지 못하고 핍박과 차별, 그리고 강제 노역을 계속해서 고통 속에 살아오셨죠. 그리고 그 중 일부는 대지진 속에 돌아가시기도 했습니다. 또 해방이 돼서 국내에 돌아오셨지만 일본군 위안부라는 오해 속에서 평생 한 맺힌 삶을 살아오신 분들이 이 근로 정신대 할머니들입니다. 저는 세 건의 소송에 참여하고 있는데요. 한 건은 1,2심을 대법원에 올라 간지 2년이 넘었지만 판결이 언제 나올지 모른 상황입니다. 또한 두건은 올 여름에 광주 지방 법원에서 승소를 해서 현재 광주 고등법원에 있습니다. 아직 최종 판결은 나오지 않았지만 연이은 승소 판결소식에 할머니들이 환하게 웃으시며 저의 손을 잡아주셨을 때 그 따듯함은 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시간은 언제까지 할머니들을 기다려줄 거 같지 않습니다. 이제 할머니들의 연세는 90을 바라보고 계십니다. 올해가 넘기 전에 대법원은 주저할 거 없이 선고 판결을 해야 할 겁니다. 이 시점에서 오는 12월 8일에는 광주지방 변호사회에서 의미 있는 행사를 합니다. 두 분의 일본 변호사들에게 감사패를 수여하는 행사인데요. 그 주인공은 우찌가와 요시가스 변호사와 이와치키 코지 변호사입니다. 누구일까요? 근로정신대 소송단 변호사들입니다. 일본에서는 1986년에 처음으로 근로정신대 문제를 발견해서 구명운동을 시작했고 1988년에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이 원고가 돼서 최초로 미쯔비시를 상대로 소송을 시작했습니다. 약 10년에 가까운 법정 투정을 했는데요. 그 중에서 우찌가와 변호사는 소송단을 이끈 변호사 단장 이와치기 변호사는 소송단 사무 국장입니다. 비록 일본 소송에서는 승소하지 못했지만 10년 넘는 법정 투쟁은 실패가 아니었습니다. 그들의 근로 정신대 소송 한국 재판의 시작이었고 그 바탕을 이어받은 한국 변호사들의 법정에서의 귀중한 자료를 제공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이분들은 한국 법원의 승리를 위해서 먼 길을 한 걸음으로 달려와서 아낌없이 응원해주고 있습니다. 광주 지방 법원 변호사회가 감사패를 들이는 것은 단순한 개인 변호사에게 감사를 그리는 것이 아니라 양심적인 지식인들에 대한 국제적인 연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느 날 이분들에게 왜 이렇게 오랜 시간동안 외국인인 근로 정신대 할머니들을 위해서 싸우는가라고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이들은 식민 통치에 대한 죄책감과 진실을 알리겠다는 양심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오늘 사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이 있습니다. 개인의 이익을 넘어서 양심적인 행동은 사람을 변화시키고 역사를 바꿀 수 있습니다.

◇ 사회자 - 김정희 변호사는 참여자치21 위원장과 공동 대표를 지냈고 현재 법무법인 지음의 대표변호사로 올바른 법집행과 인권이 살아있는 도시 광주를 만들기 위해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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