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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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폐청산을 다시 생각하며_김정희 변호사_라디오칼럼_20170725

■ 방송시간 월요일 - 금요일 AM 08:53-
■ 기획 윤행석
■ 연출 황동현
■ 작가 박현주
■ 7월 25일 화요일
■ 김정희 변호사

■ 적폐청산을 다시 생각하며

◆ 김정희 변호사 -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중에 하나로 적폐청산이 있습니다.
지난 겨울 금남로와 광화문를 가득 메운 시민들의 간절한 바람 중에 하나가 적폐청산이었기 그것이 성공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부조리한 정치세력, 부패한 언론, 부도덕을 넘어 불법으로 점철된 재벌기업, 최순실에 들러리 선 허깨비같은 공무원들 모두 청산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적폐청산이라는 말이 불편하게 들릴 때가 있습니다.
그 말이 나 아닌 타인을 쏘는 화살로만 작용할 때가 그렇습니다.
적폐청산이 우리 편과 다른 편을 나누는 편가르기 수단으로, 상대집단을 몰아내려는 정치투쟁의 수단으로 전락할 때 아무런 울림이 없는 정치공학적인 구호로 전락할 것입니다.
우리가 적폐의 상징으로 생각하는 박근혜 전대통령이, 2015년 적폐청산이라는 말을 정치권에 처음 써서 유행시켰던 장본인이었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때 그 외침이 공허했던 것만큼 우리의 적폐청산 목소리가 울림 없이 사그라질 수 있습니다.
적폐청산은 우리 사회의 정의로운 변화를 목적으로 하며, 그 시작은 통렬한 자기반성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삼성이라는 재벌을 적폐로 규정하여 몰아내고 그 자리에 다른 기업을 그 자리에 앉히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재벌 위주의 기업구조를 변화시키는 것이 목적이어야 합니다.
부동산투기를 위해 위장전입을 한 모장관 후보를 적폐로 규정해 낙마시키자고 하면서, 부동산 투기, 아파트 투기는 방치하는 것은 온당할까요. 여전히 우리는 어느 아파트 어느 분양권을 사서 크게 한 건 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지는 않을까요. 싸구려 욕망이 지배하는 우리 사회를 바꾸고, 부끄러운 우리의 욕망에 대한 반성이 함께 해야 합니다.
저는 ‘당신이 적폐청산을 논할 자격이 있나’라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라, ‘적폐청산’은 ‘우리의 변화’와 함께 해야 완성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적폐청산은 편을 가르고, 남을 제거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우리 사회 ‘변화’를 위한 것입니다. 통렬한 자기반성에서 시작한 적폐청산은 날카로운 비수가 될 것이지만 그것이 없다면 공허한 메아리가 되어 다시 우리에게 돌아올 것입니다.

◇ 사회자 - 오늘은 김정희 변호사였습니다. 김정희 변호사는 참여자치 21운영위원장과 공동대표를 지냈고 광주지방국세청 납세자보호위원과 광주광역시 지방세 심의위원을 현재 맡고 있으며 법무법인 지음의 대표변호사로 올바른 법집행과 인권이 살아있는 도시 광주를 만들기 위해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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