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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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한 홍콩의 미래_박종구 초당대학교 총장_라디오칼럼_20170712

■ 방송시간 월요일 - 금요일 AM 07:53-
■ 기획 윤행석
■ 연출 황동현
■ 작가 박현주
■ 7월 12일 수요일
■ 박종구 초당대학교 총장

■ 불확실한 홍콩의 미래

◆ 박종구 초당대학교 총장 - 최근 홍콩은 중국 반환 2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반환 2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고 캐리 람이 제5대 행정장관에 새롭게 취임했습니다. 그러나 아시아의 네 마리 용의 하나인 홍콩의 장래는 불확실합니다. 베이징의 영향력이 커져감에 따라 풍요롭고 독립적인 아시아의 모델도시로서의 이미지가 급속히 사라지고 있습니다.
아편전쟁의 패배에 따른 남경조약 체결로 홍콩은 영국의 식민지가 되었다가 1997년 중국에 반환되었습니다. 중국은 주권을 회복하는 대신 일국양제의 기본 골격을 유지했습니다. 중국 영토의 일부분이지만 과거처럼 사실상 독립국가 같이 자율성을 보장받은 것입니다. 지난 20년의 운영 성적표는 한마디로 눈부십니다. 인구는 1997년 649만명에서 2016년 734만명으로 증가했습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도 동기간 62% 늘어났습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금년에 1등을 차지했습니다. 홍콩대, 홍콩과기대, 홍콩중문대, 홍콩시티대 등 4개 대학이 세계 50대 대학 랭킹에 포함됐습니다.
지난 20년간 순항해 온 홍콩의 장래는 어떻게 될까요. 상당한 부침과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친베이징 세력과 민주화 세력간의 갈등이 나날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2014년 11주간 도심을 점거한 우산혁명의 파장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다수의 청년층은 베이징의 개입을 극도로 혐오합니다. 이에 따라 주요 정책결정과 경제활동이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고속철 건설, 서민 주택 공급 확대 등이 지체되고 있습니다.
행정부와 입법부에 대한 베이징의 장악력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습니다. 1200명의 선거인단에 의한 간선 대신 주민의 직접 선거에 의한 행정장관 선출도 조만간 실현될 전망이 없습니다. “허망한 생각이 든다”는 비관주의가 자식인 사이에 팽배해 있습니다. 과거 영국 식민지 시절 누렸던 독립된 사법부, 언론의 자유, 양질의 행정서비스는 옛날의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홍콩이 처한 딜레마는 중국의 밝은 미래를 상징하는 것이 아니라 섯부른 기대는 금물이라는 경고음처럼 들립니다.
급속한 성장에 따른 양극화와 빈부격차 문제가 심각합니다. 97년 이후 백만명 이상의 본토인이 홍콩으로 이주했습니다. 이에 따라 일자리, 주택, 교육, 교통 등 각 부문에서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주택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 세계에서 가장 비싼 도시가 되었습니다. 토지이용 규제가 심해 가용 토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이에 따라 UN이 정한 적정 수준보다 3배 가량 집값이 비쌉니다. 뉴욕, 도쿄, 런던 등을 압도합니다. 높은 집값, 어려운 고용상황 때문에 이웃 타이완으로 이주하는 홍콩인이 늘고 있습니다. 중국 본토 경제로의 통합도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소위 “대륙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교역에서 차지하는 본토 비중이 2016년 50.8%나 됩니다. 장더정 중국 전인대 상임위원장은 마카오를 홍콩의 새 모델로 제시했습니다. 홍콩인의 바람과 천양지차입니다. 우리나라의 3대 수출 시장인 홍콩의 장래는 우리에게 남의 일이 아닙니다.

◇ 진행자 - 초당대학교 박종구 총장이었습니다 박종구 총장은 교육과학 기술부 이차관 한국 폴리텍 대학 이사장을 역임했고 인재 한명이 수만명을 이끌어 간다는 신념으로 창의적인 지역인재 육성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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