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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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공포증, 임을 위한 행진곡_이동순 조선대학교 자유전공학부 교수_라디오칼럼_20170508

■ 방송시간 월요일 - 금요일 AM 07:53-
■ 기획 윤행석
■ 연출 황동현
■ 작가 박현주
■ 5월 8일 월요일
■ 이동순 조선대학교 자유전공학부 교수

■ 고소공포증, 임을 위한 행진곡

◆ 이동순 조선대학교 자유전공학부 교수 - 고소공포증을 갖고 있는 사람은 알 것입니다. 높은 곳에서는 제대로 설 수도 없고, 아래를 바라볼 수조차 없는 그 공포감을 말입니다. 사실, 공포감 자체는 실체가 없습니다. 심리적인 것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실체가 없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공포감은 어떤 위협보다도 큽니다. 바로 두려움 때문입니다. ‘위협이나 위험을 느껴 마음이 불안하고 조심스러운 느낌’인 두려움. 두려움도 실체는 없습니다. 그러나 가시적으로 보이지 않을 뿐, 보이는 것보다 더 큰 위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치인들도 고소공포증을 갖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선출된 권력의 이름으로 우뚝 솟아서 다른 세상에서 온 것처럼 행세하는 정치인들이 진작에 고소공포증을 갖고 있었다면 장기집권의 독재정치는 없었을 테이고, 신군부의 등장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화려한 휴가’로 명명한 작전, 5.18광주민중항쟁도 없었을 것입니다. 아직도 5.18광주민중항쟁의 책임자에 대한 완벽한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은, 발포명령자도 밝혀내지 못한, 그리고 광주를 피로 물들이고 대통령이 되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의 반성 없는 자세 앞에서, 그리고 그것을 용인하고 있는 정치를 바라보면 한숨이 나오기 일쑤입니다.
이제, 국민들을 섬기는 자리가 아니라, 군림하는 자리라고 착각한 권력자가 탄핵되는 역사적 사건을 넘어선 우리들은 성숙한 시민의식과 역사적 진보를 맛보았습니다. 정치인들은 이제부터라도 국민들의 준 절대 권력이 선하게 행사되지 않을 경우, 국민들은 국민들의 힘으로 그 권력을 무화시킬 힘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두려워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고소공포증입니다. 정치인들을 조롱삼아 “표 달라고 할 때만 코빼기 내밀고 높은 자리에 가면 다 똑같다.”거나 “국민을 팔아서 제 잇속이나 챙기는 사람들”로 치부되지 않는, 진심으로 국민을 위하여 일하는 정치인, 높은 자리일수록 청렴결백한 그런 정치인을 이 5월에 기대하는 것은 비단, 광주민중항쟁 38돌이어서만이 아닙니다. 우리의 새날이 이 5월로부터 열리기를 간절하게 바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 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깨어나서 외치는 끝없는 함성/ 앞서서 가나니 산자여 따르라”는 「님을 위한 행진곡」을 힘차게, 당당하게 부르면서 그날을 함성을 한 자리에 불러 모아 앞으로 나아가려는 것입니다.

◇ 진행자 - 이동순 교수는 조태일의 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저서로는 움직이는 시와 상상력, 광주 전남의 숨은 작가들이 있으며 우리 지역의 문학의 원형을 발굴 복원해 문학적 위상을 널리 알리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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