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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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민주주의_한은미 전남대학교 화학공학부 교수_라디오칼럼_20170421

■ 방송시간 월요일 - 금요일 AM 07:53-
■ 기획 윤행석
■ 연출 황동현
■ 작가 박현주
■ 4월 21일 금요일
■ 한은미 전남대학교 화학공학부 교수

■ 과학과 민주주의

◆ 한은미 전남대학교 화학공학부 교수 - 이번 4월은 50주년이 되는 과학의 달입니다. 과학의 가치와 위상을 바로 세우고 시민들의 삶과 함께하는 과학계의 움직임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세상은 안팎으로 많이 변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옛날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며 그 결과, 수많은 정부실패가 발생하고 있음을 보고 있습니다. 저출산, 산업·경제의 어려움, 정치·외교의 불확실이라는 현 상황에서 이제는 이대로 가면 안된다는 과학계 의식이 팽배해 있습니다.
새로운 변화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방향으로 가야할 지에 대한 방향 제시가 없는 상황입니다. 국가적 문제를 예측하고 미리 대응하는 준비능력이 부족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재난이 오면 체계 있게 처리하는 능력이 약합니다. 국가발전을 담보하는 장기적 비전 제시가 빈약합니다. 왜 그런 것일까요?
과학기술과 인문사회를 토대로 한 국가지식생태계가 취약하다는 것입니다.
과학, 과학자 그리고 증거 기반의 정책 결정이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는 키워드를 나열해볼까요?자원외교, 녹색성장, 창조경제, 부동산정책, 메르스, 대북·대미정책, 독도문제, 지진, 조류독감, 구제역 등 이 익숙한 모든 것들이 증거에 기반을 둔 과학기술과 밀접합니다. 총체적으로 과학적이며 합리적인 국가 운영의 틀로 변화해야할 시기입니다. 보다 포용적이며 접근가능한 과학을 지지합니다.
지구의 날, 4월22일, 세계 각지 480여 곳에서 ‘과학을 위한 행진, March for Science’가 열립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과학기술자들과 시민들이 어우러지는 대규모 과학행진이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과 광화문 일대에서 펼쳐집니다. 온라인에서 자발적으로 퍼지기 시작한 과학행진 구상은 과학자들이 특정 이익집단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도, 시민들과 더불어 과학의 가치를 지키자는 목소리로 글로벌 시민운동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세계 최대 민간 과학단체인 미국과학진흥협회(AAAS)와 같은 대표적인 학술 단체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바른 과학기술사회실현을 위한 국민연합’, 과실연과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 ESC 등 과학기술계 민간단체들이 “함께하는 과학행진” 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과학과 민주주의, 그 둘이 나란히 함께 걸어온 길은 잘 드러나지 않거나 각자의 길처럼 여겨져 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다양성과 합리성이라는 과학의 가치가 훼손될 우려를 낳는 미국 과학 정책과 연구환경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여느 때보다도 나라 안팎의 과학기술인들이 과학과 민주주의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함께하는 과학행진’은 한국적인 고민을 더해 (청년과학자, 여성과학자, 외국인과학자, 장애인 등) 다양한 구성원의 목소리를 내며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과학은 생각하는 방식입니다. 우리의 문화를 만들어 갑니다.
이공계가 아니어도, 전문 과학기술인이 아니어도 그러한 과학의 가치를 함께 즐기고 나눌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4월22일, 전 세계가 함께하는 과학행진은 이 땅에서 제대로 가져보지 못한 과학의 가치를 새로 만들어가는 변화의 시작입니다.


◇ 진행자 - 전남대학교 화학공학부 한은미 교수였습니다. 한은미 교수는 한국 여성과학 기술 지원센터 호남 제주권역 사업단 단장을 역임했으며 미래창조과학부 국가과학기술 심의회 소속 지방 과학기술 진흥협의회위원, 바른 과학기술 사회실현을 위한 국민연합 호남권 공동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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