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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산 바람꽃 _ 황지해 환경미술가, 정원 디자이너_라디오칼럼_20170320
■ 기획 윤행석
■ 연출 황동현
■ 작가 박현주
■ 3월 20일 월요일
■ 황지해 환경미술가, 정원 디자이너
■ 변산 바람꽃
◆ 황지해 환경미술가, 정원 디자이너 - 추운 겨울은 비밀스런 사랑을 품었다가 낙엽뒤에 숨어 노오란 복수초가 되어 내다보고 여린 노루귀가 되어 재잘대기 시작합니다. 이른 봄비가 두어차례 내리더니 습윤하고 양지바른 곳에 작은 꽃들이 소박한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합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방법이 사람마다의 환경과 취향 성격에 따라 다르듯이 다른 식물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독특한 전략을 세우는 꽃이 있습니다.
변산바람꽃 입니다. 험준한 산속 깊은 겨울에 피어나는 이 꽃은 손가락 두마디 높이의 작고 여린 자태로 자라납니다. 다른 식물과의 경쟁을 피해 깊은 겨울과 잠자는 봄 사이 시간을 선택한 덕에 겨울과 봄 사이 전령이 되어 숲을 지배하는 꽃인데요. 우리눈에 보이는 변산 바람꽃의 하얀 꽃잎은 꽃잎이 아니라 곤충을 유혹하기 위해 스스로 넓게 진화시킨 꽃받침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헛꽃잎이라 부르기도 하는데요. 진짜 꽃은 그 안에 암술마냥 동그랗게 맴돌고 있는 노란그린빛을 띤 작은 깔때기로 유혹합니다. 줄기를 알뿌리처럼 동그랗게 만들어 땅속에서 영양분을 저장하는 아이디어도 독특합니다.
낙엽수림 가장자리에 자라나는 다년초 변산바람꽃은 1993년 전북대학교 선병륜 교수가 변산반도에서 채집하여 한국특산종으로 발표한 식물입니다.
각박한 사회현상으로 인해 저마다 형편 속에 어려움을 호소합니다. 남들과 더욱 혹독한 시련과 환경속에 속해 있다면 손가락 두마디만한 우리에 희망을 놓치 않았음 좋겠습니다. 변산사람꽃만에 전략으로 활기찬 봄을 기대해봅니다.
◇ 진행자 - 정원디자이너 황지해 환경미술가였습니다. 황지해 정원 디자이너는 영국 첼시플라워 쇼에서 DMG가든으로 전체 최고상과 금메달을 수상한 경력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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