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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광주전남 ICT협회 회장_라디오칼럼_20170221
■출연: 김영주 광주전남 ICT협회 회장
우수에 젖어들다
◆김영주 광주전남 ICT협회 회장 - 청취자 여러분 절기 ‘우수’를 아주 쉬운 한자 비우(雨)에 물수(水)를 쓴다는 것 아시지요. 남도를 나들이 하며 꽤 박식한 친구가 묻고 의아해 답하며 또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차창으로 보이는 날씨는 봄 냄새가 완연한데 바람이 차고 매섭다며 친구의 표정이 우수(憂愁)에 젖었습니다. 이어진 얘기는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이, 미친 듯 돌아가는 세상걱정이었습니다.
세상 정말 헷갈립니다. 사람을 만나면 소통을 가장 먼저 얘기하면서 편한 농담하나 하기가 겁나지요. 유머와 재미가 있어야 한다며 가장 잘나가는 대권주자들을 ‘답답’하다하고 어떤 유명인들은 이유나 정확한 사실은 확인할 생각도 겨를도 없이 말 한마디로 몰매를 맞고 파멸하기도 합니다. 얼마 전만 해도 술자리에서 절대 정치 종교 본인자랑을 화제로 삼지 말라면서도 ‘이성얘기가 가장 좋다’란 얘기가 있었지만 요즘엔 어디서든 가장 ‘위험한 화제와 농담이 이성얘기’로 변해 버렸습니다.
언론자유의 개념이 뭔지 잘 모르지만 제 기준으로는 점점 언론자유가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우스게 하나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세상이니 말입니다. 말 한마디 글 한 줄 모두 복잡한 계산을 거쳐서 해야하니 말입니다.
반면에 생활필수품이 된 인터넷 모바일 TV 등 온갖 매체를 통해 보고 듣기를 강요당하는 내용들은 난잡하기 짝이 없습니다. 모두 돈벌이에 눈이 어두워 인간적 이성적 고심이나 배려, 매체의 역할과 본분 책임의식은 사라진 것 같습니다.
최근에 큰돈을 버는 빅데이터사업 모델을 보면 사람들이 극도로 사람과의 대면을 꺼린다는 데이터를 활용한 것이 많습니다. 일자리, 집, 방, 물건, 음식, 구하고 사고 주문하는 일, 보고 듣고 놀고 즐기는 모든 생활을 인터넷 모바일 등 정보 통신 기기를 통해 불편없이 영이할 수 있습니다. 혼자 술마시고 밥먹고 여행하고 영화 티비보는 혼술, 혼밥, 혼행, 혼영 혼티비족들이 빠른 속도로 늘어납니다. 이런 현상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세상의 기준과 원칙, 법이나 시스템에 대한 신뢰 부족에서 옵니다. 다음 정부의 과제는 혼자가 아니라 같이 또 함께 하는 사회와 국가를 만드는 일이 돼야 합니다. 그 출발점을 파급력이 크고 광범한 매체나 분야에 대한 기준과 관리가 매우 중요하고, 사회적인 공감대와 성숙한 시민의식을 세우는 것입니다. 좀 더 많은 국민이 편안한 차기 정부를 만드는 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사회자 - 광주전남 ICT협회 김영주 협회장이였습니다.
김영주 회장은 광주전남 정보문화 산업진흥원장을 역임했으며 공공기간의 문화사업 분야의 경험을 갖춘 전문가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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