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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1월 2일 “반도체 전쟁 시대, 호남의 물과 땅 그리고 바람에 주목할까?” <맹종선 전남대 반도체공동연구소 학술연구교수>
최첨단 반도체 제조공정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자원을 필요로 합니다. 머리카락 굵기의 수천 분의 1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미세공정에서는 작은 먼지 하나도 제품의 수율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웨이퍼를 반복해서 세정하는 과정에는 막대한 양의 초순수가 사용되며, 대규모 생산시설과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함께 들어설 넓은 산업용지도 필요합니다. 그런데 최근 글로벌 반도체 경쟁에서 물과 부지 못지않게 중요한 변수로 부각되는 것이 바로 ‘전력’입니다.
반도체 공장은 24시간 가동되는 대표적인 전력 다소비 시설입니다. 더욱이 탄소중립과 RE100이 확산되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뿐 아니라 얼마나 친환경적으로 전기를 조달할 수 있느냐가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들도 공급망 전반에 재생에너지 사용과 탄소배출 감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어디에서 만드느냐’와 함께 ‘어떤 에너지로 만드느냐’가 중요한 시대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호남이 가진 비교우위에 주목해야 합니다. 수도권 중심의 반도체 산업은 세계적인 집적화를 이루었지만, 대규모 생산시설을 추가로 확충하기 위해서는 전력망과 용수, 산업용지 확보에 상당한 부담이 따릅니다.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기존 산업집적지와 함께 새로운 성장축을 육성해야 합니다.
전남광주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할 차별화된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수자원 활용 가능성, 상대적으로 유리한 산업용지 확보 여건, 태양광과 해상풍력 등 풍부한 재생에너지 잠재력은 미래 반도체 산업의 중요한 경쟁력입니다. 아직 산업적 활용을 위한 기반시설 확충이 필요하지만, 이러한 자원적·입지적 강점은 분명한 비교우위입니다.
특히 반도체 메가프로젝트 선정은 호남이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도약할 중요한 전환점입니다. 이제는 반도체 산업의 입지 가능성을 논의하는 데 머무르기보다, 이미 확보한 기회를 바탕으로 지역의 강점을 실질적인 산업 경쟁력으로 전환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그동안 우리가 일상적으로 바라보았던 호남의 물과 땅, 햇빛과 바람은 이제 단순한 자연환경이 아닙니다.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미래를 뒷받침할 수 있는 국가적 전략자산입니다.
물론 자연적 강점이 곧바로 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안정적인 산업용수 공급과 송전망 확충, 재생에너지 조달체계, 전문인력 양성, 연구개발 인프라와 기업유치가 함께 추진되어야 합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가능성에 대한 반복적인 논의보다 자신감 있는 실행과 과감한 투자입니다. 전남광주가 가진 비교우위에 과학기술과 국가적 지원이 더해진다면, 전남광주가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성장축이자 글로벌 친환경 반도체 시대를 선도하는 핵심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