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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4월 7일 “다문화 청소년, 우리는 준비되어 있는가?” <김현희 글로컬정책연구원 이사>
전남·광주 통합특별시는 인구 구조 변화와 함께 다문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습니다. 학교 현장에는 다양한 국적과 배경을 가진 청소년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들은 더이상 ‘특별한 존재’가 아닌 지역 사회를 구성하는 중요한 구성원입니다.
그렇다면 통합특별시는 과연 이들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현실을 살펴보면, 정책의 방향과 현장의 체감 사이에는 여전히 간극이 존재합니다.
다문화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가장 먼저 겪는 어려움은 언어입니다. 특히 전남 지역의 농어촌 학교나 산업단지 인근 학교에서는 중도입국 학생들의 한국어 능력 부족이 수업 이해의 큰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학업 격차로 이어질 뿐 아니라, 자신감 저하와 학교 부적응으로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문화 차이와 또래 관계 형성의 어려움이 더해지면 학교는 배움의 공간이 아닌 고립의 공간이 될 위험도 있습니다. 일부 학생들이 차별과 편견 속에서 정서적 위축을 경험하는 현실 역시 여전히 존재합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남·광주 통합특별시 차원의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합니다. 우선 한국어 교육을 단순 보충 수준이 아닌 ‘기초 학습 인프라’로 재설계해야 합니다. 지역 교육청과 대학, 지역 기관이 협력하여 단계별 한국어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고, 학교 현장에서는 수준별 맞춤형 학습 지원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또한 또래 멘토링과 다문화 이해 교육을 확대하여 학생 간 관계 형성을 돕고, 학교 전체가 다문화 친화적인 환경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특히 교사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전남·광주 통합특별시는 교원 연수 과정에 다문화 감수성과 실제 지도 역량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을 철저히 준비해야 합니다. 현장 교사의 준비 정도에 따라 학생의 학교 경험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최근 전남 지역에서 나타난 외국인 학생 비자 제한 사례는 정책과 제도의 불일치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다문화 및 외국인 학생을 유치하는 교육 정책이 추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비자 발급 문제로 인해 입학 자체가 어려워지는 상황이 발생하였습니다. 이는 단순한 행정 문제가 아니라 교육 기회를 제한하는 구조적 문제이며, 통합특별시 차원에서 중앙정부와의 협력 및 제도 개선 노력이 병행되어야 함을 시사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받는 것’이 아니라 ‘준비하는 것’입니다. 다문화 청소년 교육은 언어 교육에 그치지 않고, 학습 지원, 정서 지원, 제도 정비가 함께 이루어져야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특히 전남·광주 통합특별시는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지역 특성을 고려하여, 지역별 맞춤형 지원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문화 청소년은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지역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갈 주체입니다. 이들의 언어와 문화적 다양성은 전남·광주 통합특별시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데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다시 질문해야 합니다. “이들이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인가”가 아니라, “전남·광주 통합특별시는 이들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입니다. 이 질문에 대한 준비가 곧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