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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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2일 “특별시민이 꿈꾸는 특별시” <설정환 재설정도시연구소 대표>

 도시는 이름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특별시’라는 간판을 단다고 해서 시민의 삶이 곧바로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특별한 도시는 결국 ‘특별한’ 시민이 만들어 간다. 그래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행정구역 변화에 앞서 시민의 권리와 책임, 그리고 도시를 바라보는 공동의 비전을 다시 세우는 일이다.

 

 지방자치법 제16조는 지방자치단체의 구역에 주소를 가진 사람을 주민으로 규정한다. 또한 제17조는 주민의 정책 결정 참여권, 공공시설 이용권, 지방선거 참여권을 분명히 보장하고 있다. 법의 취지는 명확하다. 주민은 행정의 대상이 아니라 지방자치의 주체라는 선언이다. 그러나 특별시로의 출발을 앞두고 있는 지금, 우리는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오늘의 도시는 단순히 주소를 둔 사람들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함께 만들어 온 지역 출향인, 생활과 경제로 도시와 긴밀히 연결된 시민들까지 포괄하는 확장된 주민 개념이 필요하다. 도시의 역사성·정체성·고유성을 발전시키고 계승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 도시공동체의 질적 향상과 시민의 미래를 위해 책임을 나누는 사람이라면 물리적 주소를 넘어 ‘특별시민’으로 호명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특별시 시대에 걸맞은 주민 개념의 확장이다.

 

 이 변화의 출발점에서 요구되는 것이 바로 ‘전남광주특별시민 대선언’이다. 통합의 원년은 행정 통합을 넘어 시민 주권을 재정의하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선언은 지방자치법이 보장한 권리를 시민의 일상 속 권리로 구체화하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과 의무를 함께 천명하는 사회적 약속이어야 한다. 여기에 한 가지가 더 필요하다. 특별시민들이 함께 그려 갈 도시의 위상과 비전을 공동체 정신으로 분명히 제시하는 일이다. 전남광주특별시는 단순한 규모의 도시가 아니라 참여와 연대가 일상화된 자치도시,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포용도시, 역사와 문화의 고유성이 살아 숨 쉬는 품격도시를 지향해야 한다. 이 비전은 행정이 아니라 시민 스스로 합의하고 공유해야 할 공동의 목표다.

 

 대선언에는 분명한 실천 방향이 담겨야 한다. 시민은 정책 결정 과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하고 공공정보에 접근하며 행정 서비스를 차별 없이 누릴 권리가 있음을 명확히 해야 한다. 동시에 특별시민은 공동체 규범을 존중하고 공공자산을 함께 돌보며 지역 문제 해결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주도하는 책임을 다하겠다는 다짐도 포함되어야 한다. 특별시는 제도가 만들지만 특별시민은 실천이 만든다. 권리만 요구하는 시민이 아니라 도시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시민이 늘어날 때 비로소 특별시는 완성된다. 통합의 원년, 우리는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우리는 어떤 도시를 꿈꾸는가, 그리고 그 도시를 위해 어떤 역할과 책임을 감당할 것인가.

 

 특별시민이 직접 만들어 가는 전남광주특별시민 대선언을 기대한다. 이름만 특별한 도시가 아니라 시민의 자존과 참여, 공동체 정신이 살아 숨 쉬는 도시. 그 변화의 문을 여는 힘은 결국 우리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