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광주MBC 라디오칼럼

11시 00분

칼럼 전문 보기

2026년 5월 22일 “에드워드 엘가가 남긴 가장 따뜻한 음악” <김은혜 광주시립합창단 소프라노>

 오늘은 한 음악가의 아주 작은 이야기로 시작해보려 합니다. 영국의 작곡가 Edward Elgar입니다. 엘가는 우리가 흔히 아는 ‘위풍당당 행진곡’처럼 웅장한 음악으로 유명한 사람이지만 사실 그의 출발은 전혀 화려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귀족도 음악 명문가 출신도 아니었습니다. 작은 악기 상점을 운영하던 아버지 밑에서 자라며 거의 독학으로 음악을 배웠던 사람이었죠. 그래서인지 그는 늘 스스로를 “나는 부족한 사람이다”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런 엘가의 삶에 한 사람이 등장합니다 바로 그의 아내 Alice Elgar였습니다. 앨리스는 엘가보다 더 높은 신분이였습니다 그래서 주변에서는 이 결혼을 반대했죠. 하지만 그녀는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결혼 이후의 삶은 결코 쉽지 않았고 엘가의 음악은 쉽게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앨리스는 엘가의 가장 가까운 동료가 되어주었고 엘가가 스스로를 의심할 때마다 이렇게 말해주었다고 합니다. “당신은 아직 세상이 알아보지 못했을 뿐이에요.”

 

 그 한마디는 위로가 아니라 엘가를 다시 일어나게 하는 힘이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엘가는 아주 작은 곡 하나를 아내에게 건넵니다. 그게 바로 ‘사랑의 인사’.입니다. 누군가에게 들려주기 위한 음악이 아니라, 오직 한 사람을 위한 선물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이 곡이 크게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출판사에서는 너무 소박하다며 거절하기도 했죠.

 

 하지만 이 음악은 시간이 지나며 사람들의 마음에 스며들었고 지금은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곡이 되었습니다. 어쩌면 이 곡의 시작이 화려한 무대가 아니라 한 사람을 향한 진심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훗날 엘가는 “내 음악의 절반은 아내의 것이다.” 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 말 속에는 단순한 사랑이 아니라 함께 견디고, 함께 믿어온 시간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가정이라는 곳도 비슷합니다. 처음부터 완벽해서가 아니라 누군가 한 사람을 끝까지 믿어주고, 포기하지 않고 곁을 지켜주는 시간 속에서 조금씩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5월입니다. 1년 중 가장 따뜻한 달, 가족을 떠올리게 되는 시간이지요. 어쩌면 오늘. 우리가 건네야 할 것은 거창한 선물보다 짧은 한마디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늘 고맙다”는 말, 그리고 “당신을 믿는다”는 마음.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가족은 서로 믿어주는 시간이 쌓여 만들어진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