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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 15일 “학교가 사라지만 무엇이 남을까” <김 현 철 죽호학원 이사장>
요즘은 어디서든 공부를 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인터넷에는 수많은 강의가 있고, 인공지능은 문제의 답을 금세 찾아줍니다. 그래서 가끔 이런 질문을 듣습니다. “이렇게 기술이 발전하는데 학교가 꼭 필요할까요?” 겉으로 보면 이 질문은 그럴듯해 보입니다. 지식만 놓고 보면 이제 학교 밖에서도 얼마든지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질문을 들을 때마다 다른 질문 하나가 떠오릅니다. “학교가 사라지면 무엇이 남을까?” 학교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공간일까요.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만히 바라보면 학교는 그보다 훨씬 많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어떤 아이는 친구와 다투며 처음으로 갈등을 해결하는 법을 배우고, 어떤 아이는 발표를 하며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용기를 배우고, 어떤 아이는 친구의 슬픔을 보며 처음으로 공감이라는 감정을 배웁니다.
이 모든 것은 교과서에 적혀있는 내용은 아니지만 아이들이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배움입니다. 그래서 학교는 지식을 배우는 곳이기도 하지만, 사람을 배우는 곳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수학 문제를 풀기도 하지만 친구와 관계를 맺는 법을 배우고, 역사 이야기를 배우기도 하지만 서로 다른 생각을 존중하는 법을 배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웁니다.
그래서 학교가 사라진다면 우리는 지식은 얻을 수 있을지 몰라도 사람을 이해하는 경험은 점점 줄어들지도 모릅니다. 학교에는 완벽한 어른도, 완벽한 아이도 없습니다. 실수도 있고 갈등도 있고 서툰 순간도 있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 과정 속에서 아이들은 성장합니다. 학교의 가장 큰 역할은 지식을 전달하는 일이 아니라 성장할 시간을 함께 만들어주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학교는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아이들이 함께 자라는 공동체입니다. 지식은 혼자서도 배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사람 속에서 자랍니다. 그래서 우리는 학교라는 공간을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학교가 사라지면 지식은 남을지 모르지만, 사람을 배우는 시간은 사라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여러분에게 학교는 어떤 의미인가요? 아이들이 지식을 넘어 사람으로 자라나는 공간, 그것이 바로 학교가 아닐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