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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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5일 “도시재생, 고유한 숨결을 불어넣어야 한다” <정희남 대담미술관장>

 도시재개발 또는 도시재생은 신시가지 위주의 도시 확장으로 인해 기존 시가지가 노후화 되고 쇠퇴하면서 발생하는 도심공동화를 방지하고, 침체된 도시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새로운 기능을 도입하고 창출하는 사업이다. 물리적 환경은 물론 산업·경제, 사회·문화적으로 도시를 다시 활성화하고 부흥시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도시재생은 많은 이해관계를 수반하기 때문에 사업 추진 과정에서 충분한 토의와 의견 조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거주민과 지역사회 단체, 행정기관 등의 지역사회의 구성원들이 함께 참여하여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재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주민의 소득수준, 입지, 토지 소유 관계 등을 고려하여 지역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방식이 적용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의 도시재생사업은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다. 노후 정도나 기능회복의 필요성보다 수익성이 기대되는 곳에만 사업이 집중되면서, 소규모 단위사업과 사업성이 없는 노후 주거지는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무분별한 전면 철거로 인해 장소성, 역사성의 상실, 지나친 수익성 중심 개발과 공공참여 미비에 따른 공공성이 약화되는 문제도 나타나고 있다.

 

 도시재생에 성공한 해외사례를 살펴보면 영국의 테이트 모던을 들 수 있겠다. 테이트모던은 런던 템즈강변의 뱅크사이드 화력발전소를 리모델링하여 만든 미술관이다. 거친 벽돌과 굴뚝을 그대로 보존한 테이트 모던은 그곳과 어울리는 실험성 가득한 전위적 작품을 전시해 독창적인 문화공간을 창출해냈다. 연간 5백여만명이 찾는 세계적인 문화 명소가 되었다.

 

 독일 에센시도 대표적인 사례이다. 에센시는 한때 독일 최대의 탄광도시이자 중공업의 중심지였다. 그러나 석탄산업이 경쟁력을 잃게 되자 녹슨 제철소와 산업시설을 생태공원으로 조성하고, 기존 산업 건축물은 보존하면서 새로운 용도를 부여하였다. 거대한 산업유산과 예술의 융합은 에센시를 세계적인 디자인 도시로 변화시켰다. 특히 가장오래된 롤페라인(zollverein) 탄광을 개조해 만든 뮤지엄과 아트센터는 유네스코에 지정된 세계문화유산중 하나이다.

 

 가까운 일본의 오타루 역시 성공적인 도시재생 사례로 꼽힌다. 오래된 생선창고, 냉동고를 미술관, 박물관, 전시장으로 탈바꿈하여 활용하고, 오타루 운하와 어우러진 야경을 통하 낭만적인 도시 분위기를 조성하여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세계적 명소가 되었다.

 

 반면에 우리나라의 도시재생은 어떠한가? 가로수길, 익선동길, 군산, 통영, 부산 등 도시재생이 완성된곳을 가보면 옛날 상점, 이발소, 미용실, 약국, 주점, 교복, 쌀가게, 사진첩 등 비슷한 형태의 공간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마치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 전국 어디서나 비슷한 모습으로 자리하듯, 그 지역의 고유문화, 생활, 풍습, 특성과는 문관하게 획일적인 공간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방식은 도시를 특성화하여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보다, 일시적인 유행에 편승한 소비 공간으로 전락하기 쉽다. 시간이 지나면 사람은 떠나고, 소음과 쓰레기만 남는 경우도 적지 않다.

 

 보다 근본적인 도시재생을 위해서 지켜야 할 몇 가지 원칙이 있다.

① 역사적, 지역적, 환경적 특성이 있어야 할 것을 확실히 보존하는 것이다.

② 개발은 최소하하되 주민의 삶과 지역경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③ 지역주민이 직접 참여하고 함께 운영할 수 있는 기반과 영역을 확보해야 한다.

④ 일회성 행사, 단기 사업으로 끝나지 않도록 지속 가능한 운영 체계를 구축하고, 안목과 경험을 가진 전문가의 지속적인 관리 및 유지가 필요하다.

 

 도시재생은 단순히 낡은 건물을 새롭게 꾸미는 일이 아니다. 과거의 시간을 존중하면서도 미래의 가능성을 담아내는 일이다. 그런 도시재생이야말로 오래도록 기억되고, 세계적으로 특색있는 유일한 도시로서 다시 찾고 싶은 명소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