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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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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10일 "광주복합쇼핑몰, 함께 가야 멀리 갑니다" <문상필 대한장애인사격연맹 회장>

 광주에 큰 변화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더 현대 광주’를 시작으로, 신세계백화점 확장, 스타필드 광주까지, 수천억 원이 투입되는 복합쇼핑몰들이 시민 생활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광주시는 대형 쇼핑몰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소비와 문화 인프라를 확대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시 발표에 따르면, 세 곳의 쇼핑몰이 모두 들어서면 19조 원의 경제효과와 12만 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고 합니다. 분명, 매력적인 청사진입니다. 

 

 하지만, 이 변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큽니다. 가장 먼저 들려오는 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걱정입니다. 동네 골목에서 오랫동안 장사해 온 자영업자들. 전통시장에서 매일 새벽을 여는 상인들. 그분들에게는 이 변화가 ‘기회’보다 ‘위기’로 다가옵니다. ‘140만 인구에 쇼핑몰 3개는 지나치다.’ ‘임대료는 오르고, 인근 가게는 다 문 닫을 것이다.’는 우려는 결코 과장이 아닙니다. 이미 다른 도시에서 비슷한 일이 반복돼 왔기 때문입니다. 교통 문제도 걱정합니다. 대형 쇼핑몰 예정 지역은, 평소에도 차량 정체가 심한 곳입니다. 현재 광주시가 내놓은 교통 대책으로는 수만 명의 추가 방문객이 몰리는 상황을 감당하기 어려울 거란 지적이 많습니다. 

 

 더 큰 우려는 너무 일방적인 행정의 태도입니다. 공청회는 열렸지만, 시민들의 의견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고, 정작 삶에 영향을 받는 소상공인들과의 논의는 부족했습니다. 경제도 중요하고, 발전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진짜 발전은 누군가를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가는 것이어야 합니다. 인근 소상공인들이 함께 입점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과 지역 제품을 우선 판매하는 시스템 마련, 상생 펀드나 창업 지원 프로그램 같은 실질적인 대책도 고민되어야 합니다. 

 

 행정도 바뀌어야 합니다. 시민이 빠진 행정은 신뢰를 잃고, 신뢰를 잃은 행정은 도시를 위험하게 만듭니다. 지금 행정에 필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방향과 신뢰입니다. 시민과 함께 가는 정책 설계야말로 진정한 행정의 변화입니다. 모든 시민이 변화 속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과정부터 결과까지 투명하고 신중해야 합니다. 광주가 더 나은 도시로 나아가기 위해 지금 필요한 것은 ‘함께 사는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광주의 경제는 대형 쇼핑몰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골목골목 위치한 작은 가게들, 그리고 시장, 그 모든 곳이 바로 이 도시의 얼굴이고, 뿌리입니다. 우리는 이들을 외면한 채 발전을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함께 가야 멀리 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 광주가 해야 할 일은 ‘앞서가는 성장’이 아닌 ‘함께 가는 공존’입니다. 오늘도 골목의 불은 켜져 있습니다. 우리가 그 빛을 지키려는 마음만 있다면, 광주는 분명, 모두가 함께 웃을 수 있는 도시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