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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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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28일 "광주광역시의 물 가뭄 대책, 변해야 합니다" <문상필 광주공동체 이사장>

 광프리카라는 말 들어보셨습니까? 대프리카라는 말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한때 전국에서 가장 더운 도시로 먼저 손꼽히는 곳이 대구였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우리가 사는 광주가 전국에서 가장 더운 도시 중 하나가 되면서 광프리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기상청 자료를 보면 지난 10년간 전국 66개 지역 중 광주가 29.52도로 여름철 체감온도가 가장 높은 도시 1위를 차지했습니다. 대구는 11위에 그쳤습니다. 체감온도 33도 이상의 폭염일수 역시 광주는 최근 5년간 평균 30.6일로 30년 전보다 2.5배 증가했고, 같은 기간 1.5배 늘어난 대구의 폭염일수 25.6일을 넘어섰습니다.

 

 왜 광주는 이토록 더워진 걸까요? 이건 단순한 기후 변화 때문만은 아닙니다. 광주는 도시계획 초창기부터 바람길이 고려되지 않은 채 개발이 이뤄졌습니다. 산과 산 사이로 불어오던 바람은 건물 숲에 막히고, 녹지보다 아스팔트와 콘크리트가 더 많아지며 열섬 현상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바람길 복원과 녹지 확충 없이는, 더욱더 심해질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문제는 더위만이 아닙니다. 가뭄 피해도 물 부족으로 인해 반복되고 있습니다. 몇 해 전만 해도 광주시는 심각한 물 부족에 시달리며 급수 제한 조치까지 검토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비가 오면 침수 걱정입니다. 도로가 강처럼 변하고, 주택가와 지하차도, 상가까지 물에 잠기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도 시간당 80mm가 넘는 집중호우로 도심이 마비되고 인명피해까지 발생했습니다. 덥고 마르면 가뭄, 비가 쏟아지면 침수. 광주는 지금, 기후 재난의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광주시 역시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후 위기 극복, 가뭄·홍수·폭염 안전 도시’를 조성하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피해는 지속되고 시민들은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광주처럼 기후의 양극단을 겪는 도시일수록, 그 대응은 더 적극적이고, 더 신속하게 더 과학적이고, 체계적이어야 합니다. 광주가 지금처럼 바람 없는 도시, 물도 없고 물에 잠기는 도시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이제는 방향을 바꿔야 합니다.

 

 폭염과 폭우를 버티는 게 아니라 관리하는 도시로 전환해야 합니다. 내리는 비를 모을 저장소를 만들고, 도심 곳곳에 침투 공간을 확보하고, 모은 물을 농업용수, 공업용수, 냉각수로 재활용하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빗물 저류조와 침투시설 설치는 도심의 온도를 낮추고, 홍수도 줄이고, 가뭄에도 대비할 수 있습니다. 또한 도시는 바람의 길을 열어주고, 숲과 녹지, 물길이 살아 있는 설계가 필요합니다.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첫걸음, 바로 지금 시작해야 합니다. 광주는 더이상, 뜨거워서 힘든 도시, 비가 와도 걱정되는 도시가 되어선 안 됩니다. 바로 우리 도시, 우리 삶의 문제입니다. 우리가 바꾸지 않으면, 미래는 절대 바뀌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