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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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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9일 "지역의료 정상화, 전남 의과대학 신설이 우선이다" <박기영 순천대 명예교수>

 이재명 정부가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는 바로 의정갈등 해소입니다. 의대정원 확대를 둘러싼 충돌로 의대생 8,305명이 유급되고 46명이 제적되었습니다. 전공의 만여명이 수련병원을 떠났고 의사 증원은 커녕 기존 인력 양성조차 멈춰섰습니다. 정부가 정책을 원점으로 돌렸지만 전공의 추가 모집에서 지원율은 고작 6%에 그쳤습니다. 의정갈등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의료현장의 어려움만 깊어지고 있습니다.

 

 대한의사협회는 이재명 대통령 취임 첫날 기자회견을 통해 의과대학 신설 특히 공공의대 신설 반대입장을 분명히 밝히면서 의료위기 해결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삼아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어디서든 제대로 치료받도록 지역, 필수, 공공의료를 살려내겠다”라고 의료개혁을 공약으로 밝혔습니다. 더불어민주당과 진보진영에서 오랫동안 강조해온 공공의료 강화를 통한 의료개혁의 구상을 밝힌 것입니다. 특히 인천, 전남, 전북에 공공의대를, 경북에는 의과대학을 신설하겠다는 공약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의과대학의 유형은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전남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립 의과대학이 없는 광역지자체입니다. 경남은 전남과 면적이 비슷하지만 상급종합병원 8곳이 곳곳에 분포해 있어 지역 전역을 커버합니다. 반면 광주전남에는 상급종합병원이 단 3곳뿐인데 광주 및 인근에 몰려있고 화순전남대병원은 암 특화병원으로 광역병원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순천, 여수권과 목포권에서는 대학병원에 가려면 먼 길을 가야하고 중증 응급상황에서는 골든타임을 놓쳐 생명을 잃는 경우도 있습니다. 

 

 호남선과 전라선의 새벽 첫 열차는 서울 강남권의 빅5 병원 진료를 받기 위한 환자들로 붐빕니다. 2023년도 전남의 1인당 진료비는 270만원으로 전국 최고 수준입니다. 이중 광주시와 수도권에서 발생한 진료비는 무려 1조7천억원, 전체의 3분의 1에 달합니다. 여기에 교통비, 숙박비. 보호자 동반 비용까지 더하면 전남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납니다.

 

 전남의 중증응급환자 통계는 더 심각합니다. 환자 거주지 기준보다 의료기관 주소지 기준 환자 수가 훨씬 적습니다. 중증응급환자를 지역 내에서 감당하지 못하고 타 지역으로 전원하는 비율이 전국 최고입니다. 전남의 타 지역 의료 이용은 광주, 전남의 의료에 구조적 악순환을 초래합니다. 

 

 이재명 정부의 필수, 지역, 공공의료를 살리겠다는 의료개혁 공약이 전남에 의과대학을 신설하는 것에서부터 지켜지기를 바랍니다. 전남은 2차 의료까지는 목포와 순천의 종합병원들을 중심으로 잘 갖춰져 있지만 대학병원급 고난도 진료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입니다. 전남도민을 위한 의과대학 및 대학병원 신설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특수목적 의과대학인 공공의대 설립과 같은 민감한 이슈로 의협과의 협상에서 새로운 난관에 부딪히기 보다는 기존 체계 안에서 국립 의과대학 1곳을 신설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입니다. 전남 의과대학 신설을 우선적으로 채택해주기를 건의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