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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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17일 “졸업식에 가지 않은 이유 - 불합격과 실패는 다른 말입니다” <박진감 유스사이드 (Youth-Side) 대표>

 시험에 떨어진 순간,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먼저 떠오르시나요? 다음 시험을 어떻게 준비할지, 무엇이 부족했는지 따져보기 전에 주변 사람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부터 떠오르진 않나요?

 

 제가 첫 번째 실패 인터뷰에서 만난 사람은, 임용시험에 떨어진 뒤 주변의 시선 때문에 졸업식까지 참석하지 않았던 초등교사입니다.

 

 그는 학창시절 내내 공부 때문에 걱정해본 적이 없다고 합니다. 주어진 상황 속에서 시험을 잘 치러왔고, 성적도 준수했다는데요. 하지만 그랬던 만큼 불합격의 충격은 더더욱 컸습니다.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은 물론, 주변의 시선 때문이었는데요. 동기들은 곧바로 교사생활을 시작할텐데, 본인만 1년 동안 시험을 다시 준비해야 한다니. 마치 “시간을 버린 것 같다”고 표현할 정도로 자신만 낙오된 것 같고, 다음 시험에 또 떨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힌 채 위축되고 말았습니다.

 

 사람들을 피하게 된 것도 그때부터 였습니다. 함께 생활하던 동기들에게 설명하기도 어려워 졸업식에도 가지 않았습니다. 모두들 쉽게 해낸 와중에 본인만 부족한 것 같았고, 준비를 대충했다는 평가가 따라다닐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실망하신 부모님 모습을 보니 불효자가 된 것 같았다는데요. 한 사람의 불합격 사실이 동기, 가족처럼 주변인들의 기대와 섞여 실패감을 겪은 순간이었습니다.

 

 다행히도 지금은 잘 극복하고, 오히려 그 1년이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하는데요. 쉬지 않고 달리던 와중에 잠시 쉬어갈 기회를 얻었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학생들에게 들려줄 이야기는 물론, 이해하는 방식 또한 달라졌다고 합니다.

 

 실제로 6학년 미술 수업을 진행하면 학생들이 그림을 그리다가 획 하나만 잘못 그어도 “선생님, 이거 망했어요”라며 새 종이를 찾는 경우가 매우 많다고 합니다. 특히 6학년 시기는 자신보다 타인의 시선을 더 많이 의식한 채로 결과를 평가하며 ‘망했다’고 말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그는 잘못된 획을 새로운 기회로 살려 독창적인 작품이 될 수 있도록 유도한다고 하는데요. 물론, 종이를 주며 새로운 기회를 줄 수도 있지만, 당장의 ‘망함’이 시간이 지나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일러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도 인터뷰를 진행하며 가장 감명 깊었던 부분이기도 한데요. 그가 실패를 통과하며 얻은 교훈이 그만의 교육관이 되어 아이들에게 계승되는, 울림을 남기는 서사였습니다.

 

 그는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때는 잠깐의 불합격이었을 뿐, 생각보다 큰 실패가 아니었다고 회상했습니다. 부끄러움이 당장은 크게 느껴져도, 그것이 평생 남는 꼬리표가 아니란 사실을 깨달았다는데요. 특히 ‘불합격과 실패는 다른 말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합격/불합격은 시험이 정한 결과일 뿐, 개인의 성공/실패와는 전혀 별개라는 의미입니다.

 

 당장의 불합격이 크게 느껴질 순 있지만, 주변의 시선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스스로 무게를 더한 것일지도 모르죠. 오늘의 이야기처럼 여러분의 실패는 꼭, 여러분의 몫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실패를 묻고, 실패를 다시 바라보는 인터뷰 이야기. ‘실패를 묻다’ 다음 이 시간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