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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17일 "꿈을 향해 쏴라!" <문상필 대한장애인사격연맹 회장>
대한장애인사격연맹이 지난 5월 28일부터 10일간 개최한 2025 장애인사격월드컵대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26개국 317명의 장애인사격 선수단이 대한민국에 모여 경쟁하며 교류를 나누었습니다. 국내에서 장애인사격 국제대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22년부터 4년 연속 국제대회를 개최해 왔으며, 2026년에는 40여 개국 500여 명 이상이 참가하는 가장 큰 대회인 세계 장애인사격선수권대회를 국내에서 개최합니다.
4년 연속 국제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는 대한민국 장애인사격 위상 강화와 국제대회 운영에 대한 국제사회 신뢰를 높였습니다. 그로 인해 2026년 세계 선수권도 국내에서 개최하는 성과를 만들어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국내 장애인 사격선수들의 국제대회 경험 축적으로 인한 기량 향상과 경쟁력 강화라는 효과를 만들어냈습니다. 이러한 성과들이 이어져 지난해 파리에서 열린 패럴림픽에서 대한민국이 사격 종목 종합 1위를 차지했으며, 장애인사격 월드컵대회 4연속 종합우승이라는 쾌거를 달성하며 세계최강임을 입증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대회를 개최하며 메달의 숫자보다 더 중요한 것을 보고 느꼈습니다. 총을 쥐고 과녁을 바라보는 선수들의 눈빛 속에는, 누구보다 진지한 삶의 태도와 단단한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우리가 말하는 ‘장애’란, 그들에게 있어 결코 한계를 뜻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끝없는 훈련과 도전의 시간을 통해, 스스로 ‘나는 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세상에 증명해 보이는 것입니다.
우리는 과연, 이들의 땀과 열정을 얼마나 알고 있었던가. 그리고 우리 사회는, 이들의 가능성을 어디까지 응원해 주고 있는가. 장애인 선수들은 오늘도 조용히, 묵묵히, 그리고 치열하게 자기 몫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그들의 한 걸음, 한 발 사격에는 온몸으로 맞서 싸운 인내가 있고, 그 인내 끝에 이룬 성취는 우리 모두에게 진한 감동과 용기를 안겨줍니다.
장애인체육은 단지 ‘복지의 영역’이 아니라, 국가의 품격을 높이는 문화이며, 모두를 위한 미래 자산입니다. 앞으로 이 선수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훈련하고, 당당히 세계 무대에 설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과 제도 개선에 힘을 쏟아야 합니다. 그리고 사회 곳곳에서 편견과 차별이 아닌, 연대와 응원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함께 변화해야 합니다.
‘Shoot the Dream. 꿈을 향해 쏴라.’ 대회장에 울려 퍼진 그 총성은 우리 모두를 향한 메시지였습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당신도 할 수 있습니다.’ ‘포기하지 마십시오.’ ‘함께 갑시다.’ 이 메시지가 삶에 지친 많은 이들에게 희망이 되고, 용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