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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뉴스데스크광주MBC 단독 기사

[단독]아동학대 도우미 불기소 이유 알고보니... 구청의 실수?

(앵커)
구청 소속의 육아도우미가
생후 8개월 아기를 학대했다며
부모가 도우미를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수사를 한 경찰은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보냈는데
검찰은 아동학대가 아니라며 해당 도우미를 재판에 넘기지 않았습니다.

아이의 부모가 제보한 당시 CCTV 영상을 보시고
어느 기관의 처분이 맞는지 판단해보시죠.

임지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광주의 한 가정집에 설치된 CCTV 영상입니다.

8개월된 여자아이를 잡고 뒤로 냅다 내동댕이칩니다.

그러더니 이번엔 아이를 들어서는 앞으로 내치 듯 굴립니다.

아이가 바닥에 머리를 쿵 찧습니다.

* 피해 아동 아버지
"처음에는 아기를 이렇게 안고 이런 식으로 찍는 듯한
놀이인지 아닌지.. 깜짝 놀라서 바로 제가 휴대전화로 녹화를 한 거거든요.
화가 많이 나고 흥분이 많이 가라앉지 않더라고요."

광주 동구청에 간접 고용된 육아 도우미에게 아이를 맡긴 부모는
지난해 4월 도우미를 경찰에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해당 구청과 합동 조사를 벌였고,
아동학대 판정위원회에서는 학대가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 당시 광주경찰청 아동학대특별수사팀장 
"관련 판례도 어느 정도 검토가 되는 상태에서
아동학대가 되늰지 안되는지 여부에 대해 판단 한번 받아보고 싶다.
그래서 구청에 아동학대 사례 결정위원회를 개최했었고.."

이걸 토대로 경찰은 검찰에 사건을 넘겼지만
검찰은 도우미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습니다.

"광주지검의 불기소 처분을 납득하지 못한 부모는
광주고검에 검찰의 처분이 타당한지를 따져달라고 항고했고 검찰은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기각된 항고사유서를 본 부모는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검찰이 불기소 처분의 근거로 삼은 광주 동구청 공무원의
'아동학대 조사서'가 이상했던 겁니다.

자신의 아이는 MRI 검사를 받지도 않았는데
조사서에는 검사를 받은 걸로 돼 있고
별다른 이상소견이 없다는 허위사실까지 들어가 있었습니다. 

* 피해 아동 아버지
"말 그대로 사실 아닌 거를 멋대로 써놓은 거니까 너무 황당하고..
지금 거의 1년이라는 시간도 들어가고.."

이에 대해 구청 직원은 단순 실수였음을 인정하면서
검찰의 판단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 당시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 (음성변조)
"아빠가 아이에 대한 각종 검사를 했다고 해서 머리 검사 생각하니까..
이제 MRI라고 생각이 들어서
저희 실수로 잘못 적게 된 거죠.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고요."

검찰은 불기소 처분한 이유에 대해
검찰시민위원회가 만장일치로 '혐의 없음' 의견을 낸 점을 토대로
불기소 처분했다며 MRI 검사를 했는지 안했는지는
불기소 처분의 근거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피해 아동 부모는 여전히 검찰의 불기소 처분을
납득하지 못하겠다며 법원에 기소여부를 결정해달라는 재정신청을 냈습니다.

MBC 뉴스 임지은입니다.
임지은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뉴스팀 사회*시민 담당

"아무도 보지 않을 때도 주목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