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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자전거 활성화를 위한 제언

(앵커)
교통체증과 주차난은 물론
환경오염도 해결하고
시민들의 건강까지 지킬 수 있는 자전거 타기.

하지만 아직도 자전거를
주요 교통수단으로 삼기에는
아직 해결해야 할 것들 많은데요.

제주문화방송 송원일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기자)
거리에서 찾는 뉴스,
생각할 거리의 송원일입니다.

제가 타고 있는 이 자전거는
10년 전 구입한 겁니다.

자전거로 출퇴근을 해보자 라는 생각에
큰 맘 먹고 몇 십만 원을 투자했습니다.

하지만 몇 번 타다가 포기했습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오르막 길이 많아 힘들어서
불편하다는 겁니다.

둘째는 도로에서 타기가 위험해서
불안하다는 겁니다.

그런데 최근 이 불편함과 불안함,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장을 보러 집을 나서는 장영화 씨.

능숙한 솜씨로 자전거에 올라탑니다.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탄 지도 25년째.

몇 년 전에는 전기자전거로 바꿨습니다.

일반 자전거를 탈 때는
오르막을 오를 때마다 힘들었지만,
이제는 그런 불편함이 사라졌습니다.

* 장영화/제주시 일도2동
"전기자전거는 약간 뒤에서 밀어주는 느낌이 있어요.
그래서 오르막 올라갈 때도 충분하게 일반 자전거보다는
훨씬 가볍게 올라갈 수가 있습니다."

제주시내 한 자전거 판매장.

다양한 종류의 자전거 사이로
전기자전거들이 눈에 띕니다.

좋다는 입소문에
찾는 소비자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배터리 성능이 개선되면서 한 번 충전으로
100km 정도는 거뜬히 주행할 수 있습니다.

* 이형진 자전거 판매업체 관계자
"가정집이나 카페 어디서든지 220볼트 단자가 있으면 충전이 가능합니다."

전기자전거 가격은 배터리 성능에 다양합니다.

어느 정도 주행거리가 나오는 모델은
100만 원이 넘습니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의 초기 구입비 부담을
어떻게 덜어줄 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전기를 이용하는 교통수단에 대한
구입비 지원은 전기자동차부터 시작됐습니다.

2013년부터 한 대에 천만 원 이상
구입비를 지원한 결과
지금까지 3만 7천여 대가 보급됐습니다.

2016년부터는 전기오토바이 구입비를
1대에 300만 원까지 지원했고
지금까지 3천500여 대가 보급됐습니다.

그러나 전기자전거는 아직도 구입비 지원이 없는데,
최근 정책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10년 넘게 자전거로 출퇴근하고 있는
양영식 도의원.

전기자전거의 가능성에 주목한 그는
전기자전거 활성화 조례 개정안을
대표발의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3월 도의회를 통과하면서
광역자치단체로는 처음 제주에서
전기자전거 구입비가 지원될 전망입니다.

제주도는 올해
한 대에 30만 원까지,
모두 500대를 지원하기로 하고
추경예산에 1억 5천만 원을 편성했습니다.

* 양영식 도의원/더불어민주당
"자동차를 줄이려면 그에 대한 대체 이동수단이 필요하고
그리고 환경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기자전거가
우리 제주에 상당히 꼭 필요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전기차나 전기오토바이
지원금에 비하면 도민들이 체감하기는
어려운 수준입니다.

여기에 공용충전 시설에
대한 고민도 필요합니다.

자전거 활성화를 가로막는 두 번째 문제인
위험하고 불안한 문제는 얼마나 심각할까요?

오랫동안 자전거 교육도 하고
자전거 보급에 애쓰고 있는
자전거단체 회원들과 함께
직접 살펴보겠습니다.

자, 같이 출발하실까요.

도심에서 자전거 전용도로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대부분 자전거와 보행자 겸용 도로입니다.

좁은 인도를 보행자와 함께 이용하다보니
보행자도 자전거도 모두 불안합니다.

자전거도로가 없는 곳에서는
도로교통법상 차도를 이용해야 합니다.

그러나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가 주는
위압감은 자전거 타기를 꺼리게 만듭니다.

* 김후배 (사)자타공인 이사장
"자동차 운전하는 분들이 자전거는 왜 보도로 달려야지 차도로 나오냐고
여러 가지 욕을 하고 빵빵거리고 이런 부분이 저희들은 가장
위험요소로 느끼고 있습니다."

제주의 자전거도로는 지난 10년 동안
얼마나 늘어나고 안전해졌을까?

제주의 자전거도로는 10년 새
1.8% 증가에 그쳤습니다.

전국적으로 평균 47%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한참 뒤쳐졌습니다.

특히 제주의 경우
자전거와 보행자 겸용도로가 99%를 넘고,
자전거 전용도로는 1%도 안 됩니다.

전국 평균 자전거 전용도로 비율 25%에
크게 못 미칩니다.

* 김정도 탈핵.기후위기제주행동 실행위원장
"인도에서 자전거와 사람이 같이 통행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상호간에 경쟁관계, 또 상호간에 굉장히 위험한 구조여서
자전거의 증가, 자전거 이용의 활성화와는
전혀 맞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제주에서도 안전한 자전거 도로를 만들려는 시도가 등장했습니다.

제주중앙중과 이도초등학교를 연결하는
폭 20미터, 총 연장 2.8km의 도로 공사 현장.

당초 왕복 4차선으로 계획됐으나
차도를 두 개 차선으로 줄이고
대신 양쪽에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들기 위한
설계 변경에 들어갔습니다.

자동차가 독점하던 도로를
사실상 처음으로 자전거에 양보하는
사례가 됩니다.

교통체증과 주차난은 물론
환경오염도 해결하고
시민들의 건강까지 지킬 수 있는 자전거 타기.

선진국들이 자전거 활성화에
사활을 거는 이유입니다.

36, 23, 17.

선진국의 자전거 수송 분담률인데요.

국내는 세종시가 6.1%로 가장 앞서 있고
전국 평균은 1.6%입니다.

제주는 얼마일까요?

0.4%에 불과합니다.

제주가 자전거 탈 때의 불편함과 불안함,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고
전국 꼴찌 수준인 자전거 타기를
활성화시킬 수 있을까요?

저도 다시 자전거 타기에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MBC뉴스 송원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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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원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뉴스팀장

"힘있는 자에게 엄정하게 힘없는 이에게 다정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