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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뉴스데스크

농업용수 골프장에 팔아 수억 남겼다..물값은 제각각

(앵커)

가뭄 속에 농업용 저수지가
골프장 잔디의 든든한 뒷배가 되고 있는 문제,
추가 보도 이어가겠습니다.

이번에는 물 값입니다.
같은 저수지 물이라도 쓰는 골프장에 따라
물 값이 다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양정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1976년 만들어진 국내 최대 규모의
농업용 저수지, 나주호입니다.

나주호도 인근 골프장들에 해마다
물을 팔고 있습니다.

2019년 이후 해피니스 골프장이
농업용수 13만 9천 톤을,
골드레이크 골프장이 127만 톤을 각각
나주호에서 받아 썼습니다. 

같은 물을 쓰는데, 골프장별로
물값이 다릅니다.

2019년, 해피니스 골프장과 골드레이크
골프장이 치렀던 물값은 톤당 73원.

그런데 골드레이크가 내는 물값은
3년간 57% 올라 올해 115 원,
해피니스 골프장은 23%만 오른 90 원입니다.

*농어촌공사 관계자
"담당자가 좀 실수하는 경우가 좀
있긴 있습니다. 계약기간이 같은 해는
사용료가 같아야 되는 것이 맞고요"

물가를 반영한 계산식과
당해년도 계산식 등 계산 방식
차이때문이라는게 농어촌 공사의 설명.

물값을 더 받을 수 있는 계산식 대신
싸게 판매하는 계산식을 농어촌공사가
선택한 건 선뜻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전국 상황을 살펴봐도
전남의 골프장은 농업용수를 상대적으로
값싸게 쓰고 있습니다.

*농어촌공사 관계자
"요청을 하도 하니까 안 팔수는 없고,
뭔가 기준에 의해서 팔아야 되니까
어쩔 수 없이 만드는 거지
우리 공사입장에서는 안 파는게 더 좋죠 "

농민들 의사와 무관하게 골프장에
물이 공급되는 것도 문제입니다.

농어촌정비법은 농업용수를 농업 이외
목적에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사전에 주민의 의견을 듣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민들과 꾸린 용수관리협의회는
제기능을 못하고 있고, 농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농민
"농민들을 위해서 해줘야죠. 골프장이 지금
문제요? 농사짓고 사는 사람들을 위해서
해줘야지"

2019년부터 지난 7월까지
전국의 골프장에 팔린 농업용수는
모두 920만 톤.

이렇게 해서 농어촌공사가
얻은 수익은 14억여 원에 이릅니다.
MBC뉴스 양정은입니다.

양정은
목포MBC 취재기자
사건ㆍ경제
"귀 기울여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