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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가 없다" SOS..교과서 '십시일반'

(앵커)
광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불이 났지만
평소 훈련한 덕분에
학생들이 잘 대피했다고
얼마 전에 전해드렸죠.

하지만 교과서가 모두 불에 타는 바람에
학생과 교사들이 난감한 처지에 빠졌는데
수백권에 이르는 교과서가
순식간에 모였다고 합니다.

무슨 사연인지
우종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오전 수업 도중 교실에서 불이 난
광주의 한 초등학교입니다.

평소 대피훈련 덕에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교실로 돌아온 학생과 교사들은
망연자실했습니다.

스무 명의 학생들 교과서 3백여권이
모두 불에 타버렸기 때문이었습니다.

(인터뷰)윤송자/OO 초등학교 교장
"우리가 구할 수 있는 국정교과서는 저희들이 구했고요. 그다음에 부족분들, 검인정 교과서는 서점에도 없고 (난감했습니다.)"

2학기가 상당히 진행된 터라
새로운 교과서 구하기도 난감한 상황에서
혹시나 하는 심정에 교사들은
다른 학교 교사들에게 남는 교과서가
있는지를 물었습니다.

막막한 심정에 큰 기대 없이
sns에 올린 요청은 그러나
뜻밖의 감동으로 돌아왔습니다.

광주시내 30여개 학교 교사들이
'남는 교과서가 나도 있다'며 갖다 줬고
그 결과 단 한권의 부족한 교과서 없이
모든 학생들에게 교과서가 나눠진 것입니다.

[ st-up ]
"불에 탔던 교과서들은 이처럼 교사 연구용 목적의 교재까지 내어 준 주변 학교의 도움으로 모두 확보됐습니다."

그 결과 불이 난 학급에서는
이틀만에 수업을 정상화시킬 수 있었습니다.

힘을 내라며 책 뿐 아니라 과일이며 음식 등을 갖고 오는 교사들도 있었습니다.

(인터뷰)정병석/빛여울 초등학교 교감
"학생들에게 필요하고, 당장에 필요한 것.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데 구할 수 없는 것 (줘야 한다는) 그런 안타까움이 있었던 것이지요."

자칫 큰 재난으로 번질 뻔 했던
초등학교 교실 화재였지만
어려움을 함께 이기는 공동체의 정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MBC뉴스 우종훈입니다.
◀ANC▶
◀END▶
우종훈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시사팀 탐사*기획보도 담당

"뻔하게 말하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