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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뉴스데스크

역사 왜곡 논란 ‘전라도 천년사’ 무엇이 문제인가

(앵커)
‘전라도’라는 지명이 생긴 지 1000년.

뿌리깊은 전라도의 역사를 기록으로 남기자며
광주시와 전남도, 전북도가 지난 5년간 집필 끝에 완성한
‘전라도 천년사’를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사료로 활용된 ‘일본서기’ 때문인데, 무엇이 문제인지
주현정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전라도’라는 명칭이 처음 등장한 건 고려 현종 때인 1018년,
지금의 전주와 나주의 앞글자를 따 지었습니다.

광주시와 전남도, 전북도는 전라도 정명 천년을 기념해
지난 2018년 전라북도 주관으로 역사서 편찬을 시작했습니다.

총 26억원을 투입해 2백여명의 전문가들은 참여했고,
34권, 1만3천쪽에 달하는 역사서 집필을 완료해,
지난 연말 출판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해남과 강진 등을 ‘침미다례’로,
나주를 ‘반고’로,
남원과 장수를 ‘기문’과 ‘반파’로 기술한 것을 두고
역사 왜곡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해당 지명 모두는
‘고대 한반도 남부는 왜의 지배 관할이었다’고 주장하는
임나일본부설의 근거,
‘일본서기’에 기록된 지명이라는 겁니다.

일본의 왜곡된 사관에 근거한 사료를
전라도 천년사에 인용했다는 자체가 문제라는 주장입니다.

* 나간채 바른역사시민연대 상임대표(전남대 명예교수)
"특히 고대사의 주요 전거가 '일본서기'를 기본으로 해서 그걸 인용하고 있다.
'일본서기'라는 책도 (자체에) 문제가 있지만,
친일본 식민사관에 젖어 있는 그 학풍이 뿌리 깊게 남아있습니다.”

반면 편찬에 참여한 역사가들은 오독이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삼국유사나 삼국사기와 같은
현존하는 한국사 기록만으로 고대사를 판단할 수 없어 인용한
다양한 외국 사료 중 하나이며,
이마저도 원문 그대로 수용이 아닌
'일본서기'의 왜곡된 서사를 지적하기 위한 전거에 불과하다는 설명입니다.

학술 연구의 기본인 교차검증 자체를 막는 것은
침소봉대라고 반박했습니다.

* 김덕진 ‘전라도 천년사’ 편찬위원회 부위원장(광주교대 교수)
“(일본서기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어찌 모르겠습니까.
그러나 고대사 연구자들이 그것을 인용할 수 밖에 없는 것은
또 사료의 부족한 점 이런 한계가 있죠.
다만 인용을 하더라도 곧이곧대로 하지 않습니다. 비판하고 검증하고..”

다만 편찬위 측은 일부 맞춤법 등의 오류,
역사 해석 차이 등의 문제 제기는
현재 전자책 형태로 공개되어있는 전라도 천년사 의견 접수가 마무리되는
7월 이후 검증절차를 거쳐 바로잡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광주문화방송은 내일 오후 2시
생방송 시사토론프로그램 ‘시사온’을 통해
양측 인사를 초청해 전라도 천년사를 둘러싼
쟁점을 짚어볼 예정입니다.

MBC뉴스 주현정입니다.

주현정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뉴스팀 정치*행정 담당

"정반합, 그 징검다리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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