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웃이 불법으로 쌓은 옹벽 때문에
10년 가까이 불편을 호소하는 주민이
광주MBC에 제보를 해왔습니다.
민원을 넣은 지 2년이 다 되도록,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건데요.
계속되는 폭우로 옹벽이 무너질까
주민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벽을 만든 사람도, 행정기관인 북구청도
주민 안전에는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광주MBC가 선보이는 고발뉴스 '취재가 시작되자'
김초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광주 북구의 한 주택입니다.
집 바로 옆에 높이 약 3m, 길이 약 40m의
불법 콘크리트 옹벽이 세워져 있습니다.
이 옹벽은 한 대형교회 목사가
자신이 가진 땅을 밭으로 일구기 위해 흙을 쌓은 뒤
이 흙을 받치도록 만들었는데,
지어진 지 10년이 다 되어갑니다.
흙이 물을 머금지 않도록 옹벽 곳곳에 구멍을 뚫어 놓았고,
그렇다 보니, 비가 올 때마다
애꿎은 주민만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벽에서 나온 물이 마당으로 흘러들면서,
집 전체가 이렇게 엉망이 됐습니다.
벽 위로 가보았습니다.
흙은 이미 물을 잔뜩 머금고 있는 상태라
자칫 안전사고의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 김홍석 / 피해 주민
“우리는 비가 오면 이 벽이 혹시나 무너질까 봐
잠을 못 잔단 말이에요. 난리도 아니에요.
마당에 냇물처럼 내려가 버리니까..."
옹벽을 쌓은 교회 목사는
이 옹벽을 만들 당시 주민 동의를 받았다고 말하며
옹벽으로 주민이 피해를 입고 있는지는 몰랐다고
취재진에게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불법이라는 사실을 2년 전부터는 알고 있었다며,
그때부터 북구청 지시에 따르고는 있다고 말했습니다.
* 목사 (음성변조)
“그런 얘기(주민이 입고 있는 피해)는 들은 것 같습니다마는
그렇게 큰 피해는 아닌 걸로 알고 있습니다. 북구청에서
하라는 대로 지금 하고 있습니다.”
광주 북구는 주민이 민원을 제기한 사실을
알고 있고 해당 옹벽은 불법이 맞다고 인정했습니다.
옹벽을 강제로 철거할 경우 재산권 침해가 문제 될 수 있어,
만든 이가 스스로 철거하도록 시정명령통지와
이행강제금 부과 등의 조치를 했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2년 동안 민원에도 꿈쩍하지 않았던 광주 북구는
취재가 시작되자 옹벽을 강제로 철거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겠다는 전향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 이지윤 / 북구청 공원녹지과 팀장
“공익적인 위해가 있을 경우에는 이제 행정대집행으로
철거를 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는데, 공익적인 위해가 있는지는
한번 검토는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기록적인 장맛비 때문에 지반이 약해져서
언제든 사고가 날 수도 있는 상황.
사고가 나야 대책을 마련하는 것에서 벗어나
법에 맞춰 선제적인 대응을 할 수는 없었던 것인지
주민은 답답해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초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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