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걸음 더] 집중취재사회뉴스데스크

미쓰비시 대법원 판결 3년째지만..일본*한국 정부 외면

(앵커)

일제 전범기업 미쓰비시 중공업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이 난 지 3년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 중공업은 책임 인정은커녕
소송을 거듭하며 시간만 끌고 있고
그사이 피해자 두 분은 세상을 떠났습니다.

정부의 책임 있는 행동이 절실합니다.

우종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일본 나고야로 끌려가 강제노동을 하고 해방을 맞은 지 73년이 된 2018년 11월.

일본인 교장의 꼬임에 미쓰비시 중공업으로 끌려갔던
양금덕 할머니는
눈물의 세월을 조금이나마 보상받고, 사죄받을 수 있을줄 알았습니다.

* 양금덕 할머니 (지난 2018년 11월 29일)
"승소가 났으니까 나 (대법원에) 안 갔어도 옆에 사람들 다 좋아했겠지.
소감상 기분 좋은 마음은 다 마찬가지일 거야."

하지만 그로부터 3년.

양금덕 할머니에겐 73년의 세월보다 더 큰 고통의 시간이었습니다.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에 책임을 넘기고,

미쓰비시 중공업은 판결을 따르지 못하겠다며 자산 압류에 불복하는 소송만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사이 양금덕 할머니와 소송을 진행한 피해자 두 분은 고인이 됐습니다.

* 양금덕 할머니
"3년이라고 해도 (일본 상대로 소송을 이어온) 30년보다 더 지루한 시간을 보내고,
참, 여러분들이 우리 집에 와서 사는 것을 안봐서 그렇지만 사실상 눈물로 세월을 보냅니다, 지금까지도."

피해자들과 시민단체는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 중공업을 규탄하는 한편
우리 정부에도 행동을 촉구했습니다.

정부가 배상을 위한 소송의 책임을 피해자 개인들에게만 전가하면서
전체 99%에 이르는 피해자들은 싸움조차 해보지 못하는 상황.

피해자와 시민단체는
정부에 직접 신고를 받고 조사를 벌여 피해 입증을 책임질 것을 요구했습니다.

* 이국언 / 근로정신대 시민모임 상임대표
"억울하면 소송해라. 그다음에 받고 못 받고는 당신(피해자)들의 일이다.
또 정부는 피해자들에게 위로금 몇 푼 지급한 것으로 정부 역할을 다 했다고 하는 것입니다."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 중공업이 사법적 판결을 외면하고
한국 정부가 외교를 이유로 외면하는 사이,

양금덕 할머니와 같은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의 시간만 속절없이 흐르고 있습니다.

MBC뉴스 우종훈입니다.

우종훈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시사팀 탐사*기획보도 담당

"뻔하게 말하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