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시민화가'들이 그린 5.18

조현성 기자 입력 2023-12-18 09:42:18 수정 2023-12-18 09:42:18 조회수 1

(앵커)
광주 도심 곳곳의 5.18 사적지,
특별한 계기가 없으면
오히려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장소죠.

그림그리기를 좋아하는 평범한 광주시민들이
이들 사적지를 찾아, 현장에서 느낀 그 느낌을
펜과 연필, 만년필로 담아낸 전시회가 마련됐습니다.

조현성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80년 5월 투사회보가 제작되고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의 공간적 배경이 되었던 곳

색바랜 페인트와 잿빛 하늘이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전해줍니다.

무고한 시민들이 계엄군에 끌려가
고초를 겪고 재판을 받아야 했던 곳

5.18 당시 시민군이었던 김정업씨에게는
남다른 감정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습니다.

* 김정업(직장인, 그림 경력 4개월)
"여기도 갈 뻔 했고, 여기도 갈 뻔 했었죠. 다행히 여기에
들어가지는 않았는데 항상 기억에 남아가지고 (그려봤어요)"

'어반스케처스광주'에서 활동하는
22명의 시민 작가가 선보이고 있는 작품은 2백 여 점

지난 3월부터 광주 전역의 사적지를 직접 찾고,
주먹밥도 함께 나눠 먹어가면서 그린 그림들입니다.

그림 경력 1년차, 세 아이 엄마는 덕분에
좋아하는 그림도 마음껏 그리고 더 떳떳한 엄마도 되었습니다.

* 조혜경(주부, 그림 경력 1년)
"아이들한테 좀 더 자신있게 설명해줄 수 있는 엄마가 되니까
그것에 대해서 뿌듯했어요"

어반스케치는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나 여행지
바로 그 현장에서 현장의 느낌을 최대한 살려 그리는 그림을 말합니다.

화구 역시 펜과 연필에서부터 만년필과 마커까지
비교적 친숙한 도구들을 쓰기 때문에 자유롭게 배우고
즐길 수 있는 그림 장르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 서동환(어반스케처스광주 운영진)
"유화나 수채화와 같은 고 퀄리티의 내용을 담아내는 것이 아니라
가볍게 담아낼 수 있는 것을 그리는 것이 대다수여서" 

5.18을 흘러간 과거가 아닌 일상에서
살아있는 역사로 만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오는 20일까지 계속됩니다.

엠비시 뉴스 조현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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