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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여수에 나타난 수천 마리 '가마우지'...어업 피해 우려

(앵커)
최근 여수 산업단지 근처에
수천 마리의 민물 가마우지 떼가 발견되고 있습니다.

가마우지는 겨울에만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철새였지만
국내에 아예 정착하는 경우도 늘고 있는데요.

텃새로 정착할 경우
어업활동과 환경에 피해를 줄 수 있어 우려됩니다.

김단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동이 트기 전 전남 여수국가산단,

하늘에 수천 마리의 검은 새떼가 나타납니다.

무리를 지어
공장 인근 이곳저곳을 휘젓고 다닙니다.

몸길이 80cm의 새까만 새들은
겨울 철새인 민물 가마우지입니다.

먹성이 좋은 가마우지는
장소를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어민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3년 여수의 한 가두리양식장에선
가마우지 천여 마리가
우럭 15만 마리를 먹어치워
6억 원의 피해가 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올해는 아직 피해가 없지만
어민들은 아예 정착하면 어쩌나 걱정입니다.

* 김현철/어민
"피해가 엄청나죠. 양식장 쪽에서 위에다 그물 씌워야 하고
양식장에서는 (물고기가) 버글버글하니까..."

도로가 배설물로 뒤덮이거나
나무가 고사하는 등
피해도 우려됩니다.

또 산단 주변에서 주로 목격되고 있는 만큼
기업들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 산단 기업 관계자(음성변조)
"공정상의 피해는 현재까지 파악된 것은 없지만
공장 설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어서..."

주로 한강과 낙동강 등에서 발견되는 가마우지가
여수에서 발견된 건 이례적입니다.

전문가들은 유력한 이유로
풍부한 먹이를 꼽고 있습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데다,

발전소에서 나오는 온배수가
인근 하천과 바다로 흘러 들어가면서
따뜻한 곳에서 사는
물고기 개체 수가 증가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남동발전 인근 하천에서
어린 숭어 떼가 발견됐습니다.

* 조삼래/공주대학교 생명과학과 명예교수
"따뜻한 수계에서 살 수 있는 어류들이
많이 몰려들 것이에요, 제가 볼 때는.
그러면 당연히 먹이 찾아가기 때문에..."

어족자원 훼손 등의 이유로
지난해 환경부의 개체 수 조절 대상에 포함된
민물 가마우지.

여수시와 한국남동발전본부는
피해 방지를 위해
빠른 시일 내 숭어 떼 제거에 나설 계획입니다.

MBC뉴스 김단비입니다.

김단비
여수MBC 취재기자
여수경찰 여수해경

"어디든 달려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