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의 희망곡

정오의 희망곡

12시 00분

사연과 신청곡

향기나는 언행~

며칠 전, 제 시어머님은 한통의 전화를 받으셨답니다.
“어르신, 죄송하지만 볼 일이 있어서 그러는데 30분 정도만 집 앞에 차를 세워도 되겠는지요?”
원룸임대를 하시기에 건물 앞에 써둔 전화번호를 보고 전화를 거신 겁니다.

대부분 황급히 주차한 후, 후다닥 사라져 버리거나
기본적인 핸드폰번호 마저도 제대로 안 남겨둔 채 오랜 시간, 차를 방치해 두기 일쑤였던 지금까지의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이 분처럼 양해를 구하는 분은 여지껏 살면서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며 침이 마르도록 그분 칭찬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남자분이 한 20여분쯤 지난 뒤, 또 전화를 하셨다는군요.
지금 차를 빼서 간다며 정말 고마웠다구요...
덕분에 수월하게 일을 빨리 볼 수 있었다면서 진심으로 감사하더랍니다.

살다 살다 그렇게 반듯하신 분은 처음 만났다는 울 어머님은 분명 깊은 감동을 받으신 듯 했습니다.
살고 계신 지역이 주택가가 밀집된 지역이다보니 주차시비가 빈번히 일어나는 것은 물론이고,
야심한 시각엔 남몰래 타이어에 펑크까지 내는 일도 발생하다보니
자연스레 주민들 간에 불신의 골이 많이 깊어진 상태였는데,
이렇듯 남을 먼저 배려하는 타인의 모습에서 많은 걸 다시 생각하신 듯 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어머님 집을 방문했다가 저는 집 앞에서 새로운 문구를 발견했습니다.

“주차가능시간 : 아침 9시 ~ 오후 7시”

평소엔 주차금지라는 붉은 글씨의 푯말이 떡 버티고 서있었는데 그렇게 푯말의 내용은 부드럽게 바뀌어 있었습니다.
저 역시 잠깐의 주차에도 묻고 허락을 구함은 물론
감사함까지 전하고 가신 그 어르신의 배려가 미치는 영향력들을 생각하면서
제 평소의 언행들도 다시 한번 점검해보는 계기가 되었답니다.

이 세상을 좀 더 따뜻하고 살만한 곳으로 만들어 가는 주역은 바로 그런 분들 일거라는 생각을 하며
다른 어딘가에서도 분명 향기나는 삶을 전파하고 계실 그 분께 마음으로나마 큰 박수를 보냅니다^^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