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의 희망곡

정오의 희망곡

12시 00분

사연과 신청곡

뭉치를 보내며...

안녕하세요?
정오의 희망곡 애청자 김 은이에요..

한 달 전쯤, 신랑과 전주로 놀러갔다가
우연히 토끼집을 보고는 광주로 와서 토끼를 한 마리 입양했어요.

생후 한달쯤 된 갈색 토끼인데 하는 짓이 너무 귀여워서
눈만 뜨면 토끼보기에 정신이 없었지요..
이름은 '뭉치'라고 지어줬어요~

헌데 일주일쯤 지나니 아기가 설사를 하더군요.
토끼는 설사병에 걸리면 낫기가 쉽지 않아 긴장을 하며 더 지극정성으로 돌봤죠.
다행히 뭉치는 나아졌고 예전처럼 온갖 귀여운 짓으로 우리 부부를 행복하게 해주었어요.

헌데 3일 뒤 갑자기 설사를 심하게 하더니 밥도 먹지 않고
웅크려만 있더군요. 이상한 낌새를 차리고는 여기저기 토끼를 본다는 곳을 수소문 해서
6시쯤 차에 태워 한참을 가서 진찰도 하고 주사도 두 대나 맞고 돌아왔어요.
오는 길에는 더 기운이 없고 뒷다리 힘도 풀려 힘들어했어요.

그동안 거실에서 키우다가
조용하고 어두운 곳에 두어야 좋다기에 방으로 옮겨두고 편히 쉴 수 있도록 했어요.
하지만 상태가 너무 궁금해 수시로 방을 들락거렸지요..

저녁 10시즘 신랑이 다시 방에 들어가보니
"뭉치 죽었나봐.." 라는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하더군요.
그래서 후다닥 들어가 보니...
두 다리가 완전히 힘이 풀려 누워서는 힘을 가쁘게 몰아쉬었어요.
저는 너무 충격적이고 슬퍼서 방문을 뛰쳐나와서 울었어요.ㅠ
사랑스럽고 귀여운 우리 뭉치는 소리 한번 못내더니 죽는 순가 삑. 하고 떠나버렸어요...
병원에서 아픈 주사도 두대나 맞고, 진득이 예방 약도 발라주고, 약 처방도 7일이나 받으며
돈도 많이 들었는데 병원에 다녀온 보람도 없이 이렇게 순식간에 가버리다니...안돼.......

울며불며 한참을 슬픔에 빠져있다, 뭉치를 집 근처 나무 아래 묻어두고 돌아오는데
가슴이 너무 아파서 하염없이 눈물만 흐르더군요.
그날도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3일간은 자꾸만 생각나서 눈물이 멈추질 않았어요..

지금도 눈에 선해요..
사진과 동영상을 보면서 생각날 때마다 추억해요..
두 돌도 안된 조카는 지금도 저만 보면 '토끼 보여조세요..'하면서 따라다녀요..

많이 슬프고 힘들지만, 열흘이라는 짧은 시간이나마 우리에게 행복바이러스를 준 뭉치에게 고맙고 미안해요.
말도 못하는 동물이라 그렇게 아프다 보내니 가여운 마음이 이루 말할 수 없네요..

아기 토끼가 아이인양 뭉치 엄마, 뭉치 아빠, 하면서 참 좋아했었는데 말이에요..

뭉치야..덜 잘해주지 못해서 미안해..
널 오래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행복한 추억 마음 속에 간질할게..안녕..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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