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과 신청곡
[사.나.이] 여름이 좋아요
매년 여름이면 펼쳐지는 야구가 있어 저는 즐겁습니다.
몇년전부터 야구에 재미를 느끼게 되어 지금은 시간만 되면 야구중계에 푹 빠져 살고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야구에 재미를 느끼게 된 것은 모두 저희 아버지 영향 덕분이었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오래전 젊은 시절부터 야구팬이셨습니다.
전라도가 고향이신 아버지가 응원하는 팀도 당연히 기아타이거즈이구요.
그런데 저희 어머니는 야구를 싫어하시거든요. 아니 야구만 싫어하시는 것이 아니라 축구나 농구, 수영같이 몸을 많이 움직여 하는 운동들은 싫어하시는 편입니다.
야구를 집에서 중계방송으로 저와 아버지와 같이 보던 어느 여름 주말이었습니다.
딸(나) : 아~ 아쉽다.1사 만루 찬스에서 또 저렇게 일이 꼬이냐. 이래서 야구는 알 수 없 는 경기라니까.. (혀를 차며) 쯧쯧쯧...
아버지 : 그래도 기회는 아직 많이 남아 있잖아. 좀 기다려 봐야지.
그렇게 경기를 같이 보던 중
딸(나) : 와 ~ 이번에 잘만하면 대박 점수를 딸 수도 있겠는데 무사에 만루 찬스니깐 말이야....
아버지 : 야. 좀 조용히 해라. 너는 이렇게 긴장되는 순간에 말이 나오냐.
딸(나) : 아~ 네 너무 좋아서 죄송합니다.
갑자기 집안에 박수소리와 웃음소리가 이어집니다.
딸(나) : 오~ 이렇게 계속가면 대량 득점 할 수도 있겠는걸.....
좀 있다 딸이 다시 말합니다.
딸(나) : 뻔뜨는 성공했는데 아웃카운트가 되서 끝나버렸네.... 아쉽다. 어떻게 이렇게 한 순간에 공격이 끝나버리냐.
아버지 : 아쉬워도 어쩔 수 없지... 이런게 또 야구를 즐기는 재미니까.
이때 저와 아버지가 나누던 애기를 옆에서 듣고 계시던 어머니가 말하셨습니다.
어머니 : 참∼∼ 두 부녀가 재미있게 테레비도 보네. 어디 얼마나 재미있길래 그렇게 웃고 그러우. 나도 좀 한번 껴서 같이 즐겨봅시다.
아버지 : 당신은 알아도 재미없을걸?...
당신은 그저 하던 일이나 열심히 하라구,,,, 우리 부녀간의 흥 깨지 말구.....
아버지가 하시는 그 말을 들으시곤 화가 나신 어머니가
어머니 : 그래!! 어디 두 부녀가 재미 나누면서 야구 잘보시구랴. 이 무식한 사람은 안방에 가서 드라마나 볼 테니깐.... 나는 볼 줄도 모르지만 그런걸 보고 있으라면 지루해서 못 견뎌.... 관심도 없고 재미도 없고 차라리 않보는게 훨씬 더 낫네요!! 흥!!
제가 야구를 좋아하고 또 중계방송을 자주 보다 보니 방송에서 흘러나오는 음악도 저절로 기분좋게 들려오곤 합니다.
저희 집 TV가 유선방송이거든요.
MBC스포츠채널에서 각 팀의 공격과 수비가 끝난 시점 나오는 음이 개인적으로 마음에 와 닿습니다.
빰빰빰빰빰~ 빰빰빰빰~ 빰빰빰빰빰~ 빰빰빰빰~ 빰빰빰빰빰~ 빰빰빰빰~ 빰빰빰빰빰~빰빰빰빰 빰빰빰빰 빠라빰 빰빰빰빰!!
거기서 흘러나오는 음을 듣고 있으면 어쩐지 가슴속에서 자리잡고 있던 승부욕을 더욱 불태우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거든요. 그래서 그 음을 듣고 있으면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몰라도 웬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곤 합니다.
대화가 끝나고 다음 주말이 되었습니다.
아버지와 저는 평상시와 같이 야구중계방송을 봤지요.
딸(나) : 우와~ 주말이라 그런지 경기장에 사람들이 엄청 왔네. 어떤 선수들은 실물로 보는 것과 방송으로 보는 것 중 실물이 훨씬 낫다고 하던데...
아버지 : 캬~~ 그러고 보니 나도 요즘엔 일이 바빠서 야구장에 갔던 적이 손꼽을 정도다.
내일은 오랜만에 야구장에 가서 한번 볼꺼나.,.
어이! 딸 너도 내일 아빠하고 같이 경기장에 가서 볼래?? 너 야구장에서 한번도 본 적 없지? 야구장에서 보면 말이야 얼마나 실감나고 좋은지 모른다 너.
내일 아빠하고 한번 같이 갈래?? 니가 아빠하고 같이 가면 아빠가 너 좋아하는 맛 있는 것도 사 줄 수가 있는데...
너 야구장에서 먹는 컵라면이 얼마나 맛있는줄 아냐. 또 튀김은 얼마나 맛있는데...
딸(나) : 그래도 전 싫어요. 아무리 맛있는걸 먹는다 해도 집에서 보면 눕고 싶으면 누워도 되고 자고 싶으면 잠깐 잤다가 다시 볼 수도 있는데 거기선 그럴 수 없잖아요. 그리고 요즘같이 더운 한 여름엔 또 모기도 많을 것 같아서 싫어요. 아빠도 아시잖아요. 제가 모기에 한번 물리면 얼마나 표시가 심하게 나는지... 그리고 제일 싫은 건 거긴 너무 덥다는 거예요. 저는 더운데 오래 앉아 있을 자신이 없거든요.
아버지와 딸이 나누는 대화를 옆에서 들으신 어머니가
어머니 : 당신도 참, 당신이 좋아하시면 당신이나 가서 볼 것이지 왜 엉뚱하게 우리딸을 물 고 늘어지시우 그래~
아버지 : 나도 심심해서 그런다. 그런데 가면 같이 말동무도 해주고 하는 말벗이 있으면 얼 마나 좋아. 이럴땐 당신이 야구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 참 원망스럽단 말이야.
그래도 아빠는 포기하지 않는다. 언젠간 널 꼭 야구장에 데리고 갈 거야. 두고 봐 라.
어머니 : 허이구!∼ 꿈도 꾸지 마시우. 우리딸은 한번 뱉은 말은 절대로 바꾸지 않는 아이 니깐...
딸(나) : 아빠! 그래두 너무 서운해 하지 마세요.
집에서 보시면 언제라도 제가 같이 옆에서 말동무 해드릴께요.
주말에 피곤하시게 경기장에 가서 볼 필요 없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테레비로도 하니깐 집에서 저랑 같이 즐기며 보시는 것도 좋지 않나요?
아버지 : 그래도 외로운 내 마음을 알아주는 건 딸 너 하나뿐이다.
알았어. 당분간은 가고 싶어도 참아볼게. 그렇지만 언젠가는 너를 꼭 데리고 가겠다는 아빠의 희망만은 잊지 말길 바란다.
딸(나) : 네. 그럼 그만 하고 우리 이제 야구 보게요. 곧 시작하겠어요.
어머니 : 허이구~ 두 부녀간 콩닥콩닥 마음이 잘 맞아서 좋으시겠수. 나는 누가 옆에서 말동무 해 주는 사람도 없고 아이구 외로워라. 그냥 방에나 가서 고스톱 하며 외로움이나 달래야지...
이렇게 여름만 되면 저희 집 식구는 각자의 취미와 즐길거리를 가지고 옥신각신 질투를 하며 보낸답니다.
올해 기아타이거즈가 다시 한번 우승에 영광을 얻길 바라며 그래서 호남인들에게 기쁨을 안겨주길 바래봅니다.
감사합니다.
신청곡 : 김수희 남행열자
[기아타이거즈 응원가예요.]
광주광역시 광산구 월곡동 영천 주공 906-1604
010-7232-1373
김 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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