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의 희망곡

정오의 희망곡

12시 00분

사연과 신청곡

처음이자 마지막 사랑을 떠올리며

벌써 7년이 다 되어 가네요.

요즘같이 찬 바람이 옷깃을 파고드는 추운 겨울이면 저의 처음이자 마지막 사랑이 생각납니다.
너무나 많이 사랑했고, 그 사람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현실이란 녀석은 너무나 잔인하더군요.

사랑했던 그 사람보다는 조금 어린 나이였고, 현실이란 녀석을 이겨내기에는 많이 모자라고 부족했지만 어떻게든 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살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녀가 조그마한 신문사에 취직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정말 얼마 되지 않는 군인의 월급을 모아서 좋은 사진 찍으라고 디지털 카메라를 사준 추억, 감기에 걸렸다는 소식에는 거짓말로 외박을 받아서 아침에 나와 기차를 타고 서울에 가서 약봉지를 쥐어주고 간호를 하다 막차를 타고 내려온 추억. 제대를 하고 나서는 연고도 없는 서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가게에서 먹고자고, 쉬는 날에는 그녀와 데이트를 하던 추억들이 요즘들어서 많이 생각납니다.

그 때의 일 때문인지 지금도 가장 싫어하게 된 말....
'어쩔 수 없다'는 이유로 그녀와 이별을 하게 되었지요. 정확히 말하면 차였습니다.

당시 저에게는 꿈과 열정만 있었지 그 꿈과 열정을 현실로 만들만 한 재정적인, 그리고 현실적인 바탕이 없었기 때문이었죠. 그 때가 제 인생에 있어서 현실이란 녀석에 처음으로 무릎을 꿇었던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녀의 일방적인 통보를 받고 그녀를 가슴에 묻던 날이 요즘처럼 찬 바람이 불기 시작했던 때라 찬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그녀가 생각이 납니다. 그리고 그녀가 좋아했던 노래도 입에서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그녀를 위해 백번은 넘게 연습했던 노래. 하지만 불러주지 못했던 노래가 이제 저의 이야기가 되어버렸네요.

그래도 후회는 없습니다. 진정한 사랑이란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그녀에게 감사할뿐, 원망하지는 않습니다.

모자랐던 제 자신을 원망할 뿐이지요.

오늘은 그녀에게 해주지 못했던 그 노래를 라디오를 통해 듣고 싶습니다.

신승훈 -이별 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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