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의 희망곡

정오의 희망곡

12시 00분

사연과 신청곡

남편, 오늘 당신 생일은 기억해?

오늘은 우리 남편 생일입니다.
한구석에 차려놓은 생일 상을 내려다보며 그냥 마음이 짜안해집니다.
오늘 아침이 자기 생일인것은 아는지 모르는지.
일부러 어제잠 늦게 통화하면서도 내색을 안했는데 통 모르는 기색이더군요.

떨어져있는 그 남자를 위해 아침에 없는 솜씨지만 정성을 바쳐 상 하나를 차려놓았는데 그 남자는 밥이나 먹고 출근 준비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남편은 늘 큰 나무같은 남자였습니다.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고 언제든 달려가서 팔을 벌려 안아볼 수 있는 큰 나무같은 남자였습니다.
어떤 큰 바람에도 끄덕없을것 같은 그 남자에게 반하여 죽자살자 따라다니다가 결혼을 하였는데요.
그 결혼이 제겐 인생역전을 가져올 로또당첨이었지만 글쎄, 그 남자는 뭐라 표현할지 지금도 궁금합니다.
왜냐면요, 속을 쉽게 비춰주지않는 남자라 아직도 저는 그 속을 모릅니다.
뭘 잘못해도 못본척해주고 제가 먼저 말하기 전에는 못 들은 척 해주는 바위같은 남자라 늘 붙어 살면서도 어렵고 조심
스럽습니다.
잘 웃고 잘 먹고 까탈 안부려서 고맙기는 하지만 문득 그런 생각합니다.
미운 기억하나 만들어주지 않고 그 남자 가버리면 어쩌나~ 하는 우스운 생각합니다.

마음 같아서는 지금이라도 남편이 있는 그곳으로 올라가고 싶지만 아픈 친정엄마를 두고 갈 수 없어 속만 탑니다.
대신 이렇게 그를 향해 읍소가득한 편지를 씁니다.
제게 소원이 있다면 지금처럼 큰 나무같은 든든한 남편곁에서 끝없이 날갯짓을 팔랑거리며 그 나무주위를 맴도는 작은 새가 되어 살고 싶습니다.
곁에 있어도 늘 그리운 남자 내 남편, 생일 축하합니다.
늘 고맙고 사랑합니다.

남편이 좋아하는 노래 신청합니다.
소리새 // 그대 그리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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