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과 신청곡
남편, 오늘 당신 생일은 기억해?
한구석에 차려놓은 생일 상을 내려다보며 그냥 마음이 짜안해집니다.
오늘 아침이 자기 생일인것은 아는지 모르는지.
일부러 어제잠 늦게 통화하면서도 내색을 안했는데 통 모르는 기색이더군요.
떨어져있는 그 남자를 위해 아침에 없는 솜씨지만 정성을 바쳐 상 하나를 차려놓았는데 그 남자는 밥이나 먹고 출근 준비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남편은 늘 큰 나무같은 남자였습니다.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고 언제든 달려가서 팔을 벌려 안아볼 수 있는 큰 나무같은 남자였습니다.
어떤 큰 바람에도 끄덕없을것 같은 그 남자에게 반하여 죽자살자 따라다니다가 결혼을 하였는데요.
그 결혼이 제겐 인생역전을 가져올 로또당첨이었지만 글쎄, 그 남자는 뭐라 표현할지 지금도 궁금합니다.
왜냐면요, 속을 쉽게 비춰주지않는 남자라 아직도 저는 그 속을 모릅니다.
뭘 잘못해도 못본척해주고 제가 먼저 말하기 전에는 못 들은 척 해주는 바위같은 남자라 늘 붙어 살면서도 어렵고 조심
스럽습니다.
잘 웃고 잘 먹고 까탈 안부려서 고맙기는 하지만 문득 그런 생각합니다.
미운 기억하나 만들어주지 않고 그 남자 가버리면 어쩌나~ 하는 우스운 생각합니다.
마음 같아서는 지금이라도 남편이 있는 그곳으로 올라가고 싶지만 아픈 친정엄마를 두고 갈 수 없어 속만 탑니다.
대신 이렇게 그를 향해 읍소가득한 편지를 씁니다.
제게 소원이 있다면 지금처럼 큰 나무같은 든든한 남편곁에서 끝없이 날갯짓을 팔랑거리며 그 나무주위를 맴도는 작은 새가 되어 살고 싶습니다.
곁에 있어도 늘 그리운 남자 내 남편, 생일 축하합니다.
늘 고맙고 사랑합니다.
남편이 좋아하는 노래 신청합니다.
소리새 // 그대 그리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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