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의 희망곡

정오의 희망곡

12시 00분

사연과 신청곡

아빠와 2년만의 여행...

(남편아이디입니다. 이은주로 소개부탁합니다.)
2년 전 아빠께서 뇌출혈로 쓰러지셨다는 연락을 받은 그날 하늘이 무너져 내린 줄만 알았습니다.
늘 남매인 우리 앞에선 항상 당당하시고 엄하셨던 아버지…….
날마다 우리 곁에서 든든한 울타리 역할을 하실 것 같았던 아빠는 그날 갑자기 쓰러지셨습니다.
형편이 나아지면 용돈도 더 많이 드리고 여행도 보내드린다며 말뿐이었던 저...
낡은 구두를 볼 때 마다 사드려야지 사드려야 되는데 하며 마음속으로만 되새겼던 저...
그렇게 내 형편만 생각하고 결혼 후엔 1순위 아이들이었던 제가 밉고 후회로 내 마음은 소용돌 리가 휘몰아쳐왔습니다.
지인 분들 경험담을 듣게 되면 중풍으로 쓰러지시면 대부분 회복이 불가능 하다는 말에 한 번 더 내 가슴은 망치로 맞는 통증이 밀러왔답니다.
하지만 기적이란 것도 있기에 아빠께서 다시 일어나 예전처럼 다시 걸으실 수 있게 하느님께 도와달라며 매일 기도 하고 또 기도했습니다.
저의 기도가 하늘에 닿았을까요?
아버지 또한 포기하지 않으시며 아무도 모르는 사이 병마와 싸우고 계셨나 봅니다.
많은 시간이 흐른 후 아빠께서는 뚜렷하지는 않지만 조금씩 말을 하셨고 식구들을 알아보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점점 한쪽 팔 다리에 감각이 돌아오자 의사 선생님 또한 다행스럽다며 우리가족과 함께 기뻐하셨답니다.
담당 의사선생님이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재활치료를 견디며 강한 의지로 이겨내야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며 힘내시라며 응원하셨답니다.
그렇게 2년이 지난 지금 아버지께서는 재활치료를 꿋꿋하게 받아 지금은 한발 한발 내딛는 정도까지 좋아지셨답니다.
그리고 저번 주말 그토록 바랐던 처음으로 아빠와의 여행을 하게 되었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다가는 또 내 자신이 후회하는 날이 올까봐 답답해하시는 아빠를 모시고 순천만 생태공원에 도착했습니다.
갈대숲이 우거진 멋진 풍경을 보시더니 감탄하시더군요.
“멋지..다”
느릿하게 말씀하시는 아빠의 말의 “아빠 그동안 잘 견디시고 이겨내 주셔서 감사해요” 하며 처음 아빠가 곁에 있음으로 감사의 말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단둘이 갈대공원을 거닐었습니다...
한발 한발 힘겹게 내 딛는 아빠의 발걸음...
예전엔 당당히 앞질러 걸으시던 아빠께서는 지금 제 팔에 의지한 채 뒤뚱 뒤뚱... 한발 한발 ...내 딛으셨습니다...
갈대가 멋지다며 너무 좋다며 웃으시는 아빠의 모습에 참았던 눈물이 왈칵 나오고야 말았습니다,,,
이렇게 좋아하시는데 왜 예전엔 몰랐을까? ...
왜? 진작에 모시고 이곳저곳 구경도 시켜드리지 못했을까?..
건강하실 때 더 효도하며 잘했어야 했는데...하며 내 자신이 원망스럽고 죄송스러웠습니다...
눈물을 감추며 마지막으로 아빠가 좋아하시는 여수 바닷가로 향했습니다.
아빠가 힘들까봐 걱정했지만 아빠는 아무렇지 않게 행복하다며 웃으셨습니다.
아빤 확트인 바다를 한동안 멍하니 바라보시다 시원스런 한숨을 내 쉬셨습니다.
“휴~~~좋...다...”
“아빠 좋아?”
“응...”
운전 면허증 따면 우리딸이 아빠 데리고 바닷가 구경 좀 시켜주라 하셨던 아빠를 이제야 모시고 보여드렸습니다.
면허는 오래전에 땄지만 최근에야 연수를 다시 받아 운전대를 잡은 이유는 바로 아빠를 위해서 였습니다.
옛날 아빠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 약속을 이제야 지켜드렸지만 지금까지도 너무나 너무나 죄송스럽답니다.
이제야 그냥 지나쳤던 아빠의 말씀들이 하나하나 생각나고 되새기게 되네요.
당일 아빠와의 외출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그 길에 뒤자석에 앉은 아빠께서 “딸...고...마워...” 하시는 겁니다...
아빠의 그 말에 또 눈물이 흐르며 다짐했습니다.
이제 아빠랑 늘 이렇게 여행을 할 거라고 말입니다.
더 늦지 않게 아빠랑 저랑 못 다한 추억을 만들어 갈까 합니다.
살아계실 때 잘 하라는 어르신들의 말씀이 요즘 들어 새삼 크게 느껴진답니다.
(혹 사연이 소개되면 선물주시나요? 혹 선물 주시면 외식권 부탁드립니다. 아빠랑 정희에서 받은 선물로 아빠를 모시면 더더욱 뜻깊고 행복할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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