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의 희망곡

정오의 희망곡

12시 00분

사연과 신청곡

하준이가 될 뻔 했던 수아의 백일입니다. 축하해주세요!!

오늘이 드디어 저희 아가 수아가 태어난 지 백일 째 되는 날이네요~


임신하기 전부터 자궁에 혹이 10cm짜리가 있어서 임신 하기 전에 떼어 내어야 하냐 말아야 하냐로 대학병원에 갔는데

결론은 임신 전에는 자궁에 손을 안대는 게 좋다고 해서 그냥 그렇게 임신을..*^^*

그런데 혹과 아이가 같이 있다는 게 쉬운 게 아니더라고요~


...

16주에 기형아 검사를 했는데 다운증후군 고위험이 떠서 얼마나 울고 불고 난리를 쳤다가

양수 검사 했더니 정상.... 또 얼마나 감사했는지 몰라요~

그런데 시간이 점점 흘렀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배가 계속 슬슬슬 아프더라구요~


19주에 직장 동료랑 통화중에 괜히 느낌이 이상하니 병원에 가보라고 해서 원래 다니던 대학병원 분만실로 갔지요~

물론 갈 땐 걸어서 잘 갔어요~~

의사 선생님께서 배를 만져보시더니 먼 기계를 가져다가 대더라고요~

그게 바로 수축검사 기계였어요~ 그 땐 19주인데 뭘 알겠어요~~*^^*

수축검사 99까지 찍고 배는 아프고 안아프고를 반복하는데 저에겐 입원명령이 떨어졌답니다.

직장에 다니고 있던차라 절대 입원 못한다고 하니 의사 선생님께서 한마디 하시더라구요~

이러다가 아이 나올수도 있어요~ 근데 24주 미만의 아이는 못살립니다.

얼마나 심쿵하던지..ㅠㅠ 바로 입원수속하고 새벽 네시에 병실로 입원해서 라보파와 마그네슘을 맞으면서

잠도 안오고 그렇게 있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라보파와 마그네슘의 부작용이 구토 및 발열인데 아침에 너무 목말라서 먹었던 물 그대로 다 토하고..

아무튼 그렇게 한 3일 힘들게 보냈는데 부작용만 그치더라고요~

그리곤 제겐화장실도 무조건 휠체어로 이동해야하고 절대 안정에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 무조건 무엇이 되었던 많이 먹으라는 미션이 주어졌습니다.

일주일이면 퇴원하겠거니 했는데ㅠㅠ 일주일이 아니라 제 입원 기간은 24주까지 지속되었습니다.

겨우 24주가 되니 수축이 완벽하게 잡히진 않았는데 지금 퇴원 안하면 아이 출산할 때까지 계속 입원해 있을 거 같다고

집에가서 꼼짝도 하지 말고 쉬라고 하더라구요~


그렇게 퇴원하면서 세상의 빛을 보고 한달이 되었던 28주...

19주보다 더 센 강도와 아픔으로 배 수축이 이어졌습니다.ㅠㅠ

아 분만실 가면 바로 입원인데 정말 가기 싫었습니다.ㅠㅠ 진짜로 가기 싫은데ㅠㅠ

그런데 너무 아프더라구요... 왜 그렇게 수축이 많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는데ㅠㅠ 아팠어요 너무너무 많이ㅠ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또 갔더니 바로 입원..ㅠㅠ

그래서 28주부터 다시 조산기로 인한 입원에 들어갔어요..


32주엔 나갈 수 있겠지라는 희망을 가지며 또 혹시나 하고 성별을 물어보고 사내라는 이야기를 듣고

하루하루 입원했는데 이놈의 수축이 멈출 기미가 안보이더라고요..

이 대학병원에서는 34주가 되면 무조건 약을 끊어요!!

34주면 아이를 쉽게 살릴 수 있다고 하거든요~

근데 이젠 제 목적은 34주가 아니라 37주가 목적이었어요.. 빨리 낳으면 아이도 힘들고 그렇다고 해서

끊으려는 약을 저는 안 끊고 버티겠다고 하여 계속해서 버티다가 결국에 35주에는 모든 약을 끊고 입원했습니다.


그렇게 36주까지 제 입원은 계속 되었어요ㅠㅠ

그런데 36주 1일이 되던날..정말 참을 수 없는 고통과 숨도 못쉬고 움직일수도 없고..

이게 산모들이 진통을 느끼는 그거라고 하더라구요?

자궁은 안 열렸는데 제가 너무 고통스러워하니 의사 선생님이 안되겠다고 긴급 수술해야한다고 하더라구요~

정말이지 얼마나 하기 싫었던지..ㅠㅠ 아이 상태가 어떨지도 모르고..

아이 몸무게가 얼마인지도 모르고 그러는데 일주일만 더 버티면 조산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는데..

그래서 싫다고 엉엉 울면서 무섭다고 그리고 안된다고 하고.. 신랑도 일하느라 없는데 싫다고 했더니

친정 어머님께서 신랑한테 전화를 해서 신랑이 와 저를 진정시키고 제가 진정이 안되니..

아이 이름을 짓자고 하면서 신랑이 그동안 후보로 정해 놓았던 5개 중에서 우리

하준이라고 짓자 하고..

결국 그렇게 저는 울면서 수술실로 옮겨졌고 마취 상태로 들어갔어요~

근데 마지막 의사 선생님의 말씀이 기억에 남아요..

보조 의사 선생님께서 역아를 의료용어로 말하니.. 교수님께서..

갖출 건 다 갖췄네...(제가 자궁 혹 10cm에 전치태반에 아이는 역아니..*^^*)


그렇게 깊은 잠에 빠지고 일어나서 신랑의 첫마디가 반전 여자야!!

엄마의 첫마디가 애가 2.94kg으로 건강해!!


~~ 배는 아픈데 이건 또 무슨소리지? 정말이지 힘들었는데 남자아이가 아니라 여자아이라는 말이 참으로 놀랐지만

수술한 게 아픈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알고보니...

뭐.... 세분의 의사 샘들이 오진*^^*

간호사 선생님이 여자아이라고 하면서 나오셨을 때 신랑과 친정 엄마는 얼마나 놀라셨겠어요..ㅎㅎ

남자아이라고 했는데요? 하니 간호사 샘도 다시 당황하면서 재 확인을 하셨더랬죠..

혹시라도 아이가 바뀐 건 아닐까 했는데.. 그 날 긴급으로 수술이라 저 밖에 출산한 산모가 저밖에 없었어요*^^*

아무튼 그렇게 정말 많은 일을 겪고..


우리 하준이가 될 뻔 했던 수아가 엄마와 제 곁으로 왔어요~~

대학병원에서는 36주를 조산으로 하지만 일반 병원에서는 정상 출산으로 해 준다니.. 그것도 고맙고

백일이 될 때까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잘 자라주어서 더 고맙고..


이 외에도 정말 병원에 100일동안 입원해 있으면서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너무 길어지는 이야기에..

저도 딱 이 이야기만 하고요...

이만 줄일게요..


100일동안 간이침대에서 화장실도 휠체어로 가야하는 날 위해 한번도 빼먹지 않고 잘 자준 우리 신랑 너무 고맙고

아이 자라야 한다며 매일매일 고기반찬에 밥을 해준 우리 엄마 너무 고맙고

건강하게 잘 자라준 우리 수아 너무너무 사랑하고 고맙다..


우리 수아 백일 꼭 축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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