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현의 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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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한조각도 나눠 먹는 지혜 필요

장기적인 경기 침체 속에 어려운 이웃을 찾는 발길이 뚝 끊겼다고 한다. 사는 것이 어려울수록 마음이 각박해지기 쉬운 데 이렇게 어려운 때일수록 우리의 주변을 돌아보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우리 광주·전남 적십자 혈액원 봉사회 에서는 헌혈말고도 실천할 수 있는 이웃사랑이 있다는 생각, 콩 한 조각도 나눌 수 있다는 취지 하에 불우 시설을 찾기 시작했고 그것이 벌써 2년째에 접어들고 있다.
추석 전에 생필품 등을 구입해 임곡동에 있는 용진 육아원 (고아청소년 80여명 수용)을 다녀온 후 오늘 (16일) 남구 진월동 소재 작은 예수회(비인가 시설, 지체 장애인 10명)를 회원들과 함께 다녀왔다.
필자와 회원들(20명)은 음료·빵·의류·(개량한복=독지가의 물품 협조) 등을 준비해 시설을 방문해서 주변 청소를 마치고 시설에 계신 분들과 이야기를 나눈 후 귀가했다.
다녀올 때마다 느끼는 것은 우리 주변에 어려운 분들은 너무나 많고 찾는 분들은 적다는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너도나도 어려운 현실에 메마른 마음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고 무언가 큰 것을 해야한다는 생각 때문에 못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옛 성현의 말씀에 "오른손이 한 일을 왼 손이 모르게 하라."는 것이 있는데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남들이 모르게 하는 선행 또한 소중한 것이지만 숨겨야 할 선행이 있고 널리 알려야 하는 것이 있다. 주변에 널리 알려서 동참하고 싶어도 못하는 분들께 같이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싶다.
이웃 사랑이란 생각보다 큰 일이 아니다.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것, 가까이에 있는 것이다.
추운 겨울이 다가오는데 방법을 몰라서 또는 부담이 되어서 하고 싶어도 봉사를 못하는 분들께 한 말씀드리고자 한다. 너무 큰 것 준비해서 방문하려고 하시다보면 부담감에 못 가시는데 무엇보다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을 꼭 기억하시고 일단 한번 발걸음 해보시기를. 그리고 멀리서 찾지 마시고 가까운 곳부터 둘러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불우한 상황에 처해있는 분들이 바라는 것은 그리 큰 것이 아니다. 작은 선물이라도 사들고 가서 말동무 해주는 것이라도 하자. 내가 한 것보다 더 큰 감동을 받는 그 분들을 보고 나는 그것보다 더 큰 기쁨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봉사회는 물품을 자체예산 20만원에 외부에서 주시는 물품으로 조달하는데 그렇게 갈 때마다 봉사회에 물품 협조를 해주시는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다는 말씀드린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나눌 수 있는 콩 한 개는 있다. 콩 한 개가 너무 작다, 그걸 어떻게 나눠먹느냐 생각하지 말고 그 한 개를 나눠주었을 때 내가 느끼는 보람, 그것을 나눠먹는 사람의 행복을 생각하자. 콩 한 개는 작지만 그것을 나누는 마음은 크다. 행동은 작을지 몰라도 그 행위의 의미는 큰 것이다.
연일 언론에 안 좋은 기사들이 넘치다 보니 우리 마음도 더욱 각박해지고 여유가 없어지는데 앞으로는 작은 것이라도 나누는, 좋은 일 하는 분들의 기사가 많아져서 우리 마음도 훈훈해지는 그런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나덕주 (광주·전남 적십자 혈액원 봉사회장)
011.604.5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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