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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영환이는 말이에요!!
우리나라 나이로 올해 여섯 살이니 참 예쁘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귀여운 아이랍니다.
평범한 아이였다면 지금쯤에 정상적인 가정에서 부모님께 온갖 재롱을 부리며 이쁨을 한몸에 받고 있을텐데 마음 아프게도 영환이는 엄마가 누구인지도 아빠가 누구인지도 모른답니다.
영환이는 정신지체 2급에 간질이 있는 중복장애랍니다. 많은 손길이 필요하고 도움이 필요하고 사랑이 필요한 영환이...
영환이가 영신원에서 보람이 수지와 함께 이곳 향림원으로 입소하여 엄마들과 생활한지 벌써 9개월에 접어 들었답니다. 영환이가 처음 왔을 때 독특한 헤어 스타일덕에 웃음이 끊이질 않았고 기분이 좋았다가도 순간 돌변하여 발로 방문을 걷어차며 악을 쓰며 울부짖던게 생각이 납니다.
어찌나 발힘이 쌔던지 그 발길질에 맞아 엄마다리에 멍을 시퍼렇게 들게 했던 게 한두번이 아니였지요
우리 영환이는 음악을 무척 좋아 합니다. 음악 하면 영환이가 생각날 정도로 무척 음악에 정신을 집중하며 음악을 즐기는 데요 음악 소리만 들렸다 싶으면 놀고 있던 장난감도 내 팽겨치고 곧장 박자에 맞추어 손을 이마에 올리고 이마를 두드리는데 그 율동이 어찌나 귀엽고 깜찍한지..웃음이 절로 나온답니다.
그리고 영환이는 외모에 무척 많은 신경을 쓰는 아이랍니다. 어찌나 거울 보는 것을 좋아하는지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에 매료되어 혼자서 웃기도 하고 찡그리기도 하고 거울을 가지고 이리 저리 흔들어 보기도 하면서 거울 앞에만 서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즐거워한답니다.
영환이는 처음에 이곳에 왔을때는 계단을 무서워서 이용하지도 못 했지요 계단뿐만 아니라 장애물 인식도 없어서 앞에 높인 사물을 무조건 밟고 지나다니곤 했어요 가끔은 곤히 자고 있는 다른 아이들의 머리 팔 다리 할 것 없이 무조건 밟고 다녀서 모두 울고불고 난리가 났었던 걸 생각 하면 아직도 지금의 영환이 모습이 믿기질 않는답니다.
지금은 혼자서 방문도 여닫고 지상2층부터 지하까지 혼자서 계단을 오르락내리락 거리구요 앞에 장애물이나 다른 물건이 있으면 피해가는 요령도 습득을 했답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완벽하진 않아서 가끔씩은 밟고 지나가기도 하지만요.
말도 많이 늘었답니다. 예전엔 단편적인 말도 별로 하지 못했던 영환이가 근래에는 “네” “안해” “엄마” “영환이 봐바이” “아퍼” 등의 말은 곧잘 해서 얼마나 이쁜지 모른답니다.
웃는 모습은 또 어찌 그리 예쁜지 정말 너무 깜찍해서 한번씩 웃음을 터트리는 영환이의 얼굴을 보며 나중에 열 딸 낳아도 영환이 만한 아들이 있을지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정말 예술입니다 예술
이 정도의 변화라면 엄청난 발전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더 큰 발전이라고 한다면 바로 무지개 특수 어린이집 원생이 되어 아침이면 기저귀가 담긴 자그마한 노란 가방을 메고 수첩이랑 칫솔을 챙겨서 어린이집 버스를 타기 위해 비틀 비틀 걸어간다는 것입니다. 영환이가 이렇게 다른 기관에 가서 공부도 하고 재활치료도 받는 다는게 믿기질 않습니다. 정말 신기하다고만 생각을 하지요. 물론 나름대로 적응을 잘 하고 있어 안심은 되지만요.
이렇게 귀여운 영환이도 자그마한 흠이 있습니다. 그건 먹을 것에 집착이 심해서 음식만 봤다하면 그 앞에 앉아 안주면 달라고 때쓰기가 일쑤구요 웃다가도 갑자기 악을 쓰며 우는 것이 장난이 아니랍니다.
하지만 단점보다는 장점이 훨씬 많은 영환이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답니다.
여러분도 한번 영환이의 매력에 흠뻑 취해보세요. 그럼 단점조차도 예뻐 보일 거랍니다.
우리 영환이도 이제 간질은 그만! 하고 아프지 않고 예쁘게 자랐음 하는 소원입니다.
영환이의 10년 후 모습을 한번 상상해보며 슬며시 미소지어 봅니다.
광주 광역시 서구 마륵동 152-3
062)375-4566
조경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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