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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의 귀재!
어린 시절부터 짝사랑만 열심히 했거든요..
물론 지금은 오랜 짝사랑을 끝내고, 미래를 약속할 사람을 만나고 있지만요..
그래도 가끔은 오래전에 가슴앓이 했던 풋풋한 짝사랑이 생각나 웃음을 머금게 합니다.
지금으로부터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 대학교 시절의 일이었습니다.
전 영문과 학생이었습니다.
영문과 학생들은 외국으로 적게는 석 달 많게는 1년도 넘게 어학연수를 가는데요..
전 자금상 짧게 석 달동안 드넓은 미국땅 시애틀로 어학연수를 떠났습니다.
한국을 떠나 미국땅으로 오니 정말 모든 게 낯설었습니다.
하지만 영화처럼 풍경은 좋더군요..
그리고 이 미국땅에서 저희 풋풋한 짝사랑은 시작됐습니다.
그 짝사랑 대상은 함께 떠난 사람들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오빠였습니다.
그 오빠를 제가 점찍게 된 이유는 팝송 때문이었습니다.
영문과 이다보니 팝송에 관심이 가게 되는데요...
사실 제가 알고 있는 팝송은 한국에서 유명한 팝송이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그 오빤 달랐습니다.
한국에서 유명한 팝송은 기본! 저 구석에 있는 팝송까지 다 알고 있었습니다.
시애틀에서 흘러나온 팝송을 듣고는 저 음악의 주인공은 누구고, 어떤 내용이고,
어떤 특징이 있고 등등 그 음악에 관한 지식이 척척 나왔습니다.
한 마디로 음악의 귀재였죠...
게다가 아무리 영문과라도 미국 현지인과 대화하기란 영 벅찹니다.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오빠는 미국인과 대화를 쉽게 할 정도로
영어회화가 유창했습니다.
미국인과 대화하는 모습이 어찌나 멋있던지요...
저는 이런 이유로 이 오빠를 짝사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큰 사건이 하나 발생하게 됐습니다.
어느 날은 학생들에게 자유시간을 줬는데,
학생들은 모두 시애틀의 한 번화가로 나갔습니다.
거기서 쇼핑하기도 하고, 그냥 이리저리 돌아다니기도 하고 그랬죠..
저는 쇼핑보다는 이리 저리 돌아다니는 걸 택했습니다.
그런데 그만 제가 길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사실은 제가 길치거든요..
20년동안 산 한국땅도 잘 모르는데 생산 모르는 미국 보스톤은 어떻겠습니까?
길을 잃어버리고 정말 막막했습니다.
police라고 적힌 곳을 가야하나, 어째야 하나...
그런데 저 멀리고 저에게 손짓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그 오빠였습니다.
사람들이 모두 저를 찾아다녔는데, 그 오빠를 저를 찾은 것이었습니다.
정말 어찌나 반갑던지 눈물이 쏟아져 저도 모르게 펑펑 울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그 오빠와 전 친하게 지내게 됐는데,
다시 학교로 돌아와서는 연락이 끊기게 됐습니다.
제가 몰래 짝사랑 했던 오빠, 언제쯤 볼 수 있겠죠?
심아영 : 서구 쌍촌동 949-7
011-9877-8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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