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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마주친 꿀병
저는 40대가 되었지만 지금도 감기를 별로 앓지않는 편이랍니다.
그 이유가 다 어쩌다 마주친 꿀병 때문이었는데요..
저는 어렸을적에 부모님이 밭에나가 일을 거들어달라고 하실때마다 숙제 핑계를 대고 늘 집을 지키곤 했습니다.
군것질거리가 없었던 그때 난 광에 있는 많은 항아리의 뚜껑을 하나하나 다 열어보았어요. 그중 하나의 항아리에서 발견한 꿀병.. 1되짜리 파란소주병 에 담긴 꿀이 군침을 삼키게 했어요.
어쩌다 마주친 그대가 한참 유행했던 그 노래처럼 난 어쩌다 마주친 꿀병을 보고 어찌나 반가웠던지 고개를 쳐들고 한 입 먹었습니다. 그 끈적끈적 하고 달콤한 맛이 그야말로 꿀맛이었습니다. 입술에 묻은 끈적끈적한 꿀을 오랫동안 빨아먹으며 룰루랄라 숙제를 마쳤습니다.
그런데 숙제를 마칠즈음 또 먹고 싶은 욕구를 견디지 못하고 광에 들어가 다시 항아리 뚜껑을 열고 꿀병을 꺼내 병입구를 입에 넣는 순간!
" 윤희야 숙제 다했으면 빨래도 걷고 그러지 방에서 뭣하고 있냐?" 하시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날카롭게 들려오는게 아니겠어요?
그 소리를 듣는 순간 내 손에서 떨어져버린 꿀병과 항아리의 충돌현상이 쨍그랑하고 밖에 어머니의 귀에 들려버렸습니다.
아버지의 기침에 약으로 쓰려고 사다놓은 꿀을 난 나의 군것질거리고 먹고서 어머니께 들킬까봐 쩔쩔맸던 그 시절이 정말로 그립습니다.
광주시 남구 주월1동 487-15 오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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