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현의 시선집중

황동현의 시선집중

07시 05분 보이는 라디오

참여하기

감자와 장갑

안녕하세요? 좋은 글이 될수있을지 모르겠지만 글 올립니다.
작년 이맘때였습니다. 분식점을 했던 저는 여기저기서 뿜어져나오는 뜨거운 열로 땀을 뻘뻘 흘리며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을 열고 들어선 택배아저씨는 큰 상자 하나를 내려놓고 가셨습니다.
어디서 온 물건인지 살펴 본 저는 친정아버지로부터 온 것이라는 것을 알고 한참 상자를 쳐다보았습니다.
아버지의 모습은 많이 변했는데 글씨체는 여전하시구나.
상자를 들어 자리를 옮기려했지만 무거워 힘을 주어 들어야만 했습니다.
궁금해서 열어보았더니 상자안에는 굵은 감자가 한 상자 들어있었습니다.
그리고 감자위에 흙이 뭍은 면장갑 한 켤레가 놓여있었습니다.
전화를 드리고 "그런데 아버지 왜 장갑은 넣어보냈어요."했더니
"장갑이 그 속으로 들어갔었냐? 난 쓰던것이 없어져 한참을 찾았다."하셨습니다. 전 흙냄새나는 그 면장갑이 좋아서 그리고 아버지 냄새가 날것 같아 좋아서 그 장갑을 코에 대고 냄새를 맡았습니다.
역시 장갑에서는 흙냄새와 아버지 냄새가 났습니다.
올해도 전 감자를 사지않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어느 날 감자를 보내시며 "줄 것이라고는 이것 밖에 없다."고 하시겠죠.
아버지 이것밖이라니요. 아버지는 저에게 감자만 보내시지만 저는 감자와 아버지 사랑까지 같이 받았습니다.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3동 365-17 373-1609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