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현의 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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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시 05분 보이는 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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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팬티 돌리도!!!(주말사연입니다.)

안녕하세요? 김귀빈씨
매일 운전대를 잡을 때부터 습관적으로 93.9Mhz에 고정해놓은 라디오를 켜면서 하루의 일을 시작합니다.라디오에 같이 웃고 우는 동고동락하는 셈입니다.저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이 생각나 잘 쓰지 못하는 글 몇자 적어볼까합니다. 점점 날씨가 더워지니까 초등학교 때 일이 아련하게 떠오릅니다.저는 곡성이 고향입니다. 섬진강이 유유히 흐르는 아주 살기좋은 곳입니다. 제가 살던 동네에는 섬진강으로 흐르는 개울보단 조금 큰 강보다는 작은 시냇물이 흐르는 곳인데 여름이면 동네 개구장이들이 멱감기에 아주 좋은 그런 곳입니다.학교갔다 돌아오면 농삿일에 바쁜 부모님은 집에 계시지않고 고만고만한 동네 꼬마들이 책가방 마루에 팽개치고 나가놀던 곳입니다.아버지가 고기 잡으시던 작은 투망도 가지고 주부라고 불렀던 자동차 타이어 튜브도 어깨에 걸쳐메고 솥단지에 있는 삶은 감자 몇개 챙기고 우리들의 시냇가로 달음질쳐 갑니다. 버드나무 그늘이 드리워진 빨래터에는 동네 여자아이들이 빨래를 하고 우리는 그 아래쯤에서 미역을 감습니다. 놀다지치면 돌멩이 바닥에 붙어있는 다슬기도 잡고 고무신 까서 배를 만들어 띄우며 놀다가 물살에 휩슬려 떠내려가는 고무신을 잡으러가느라 강둑 따라 잘하지못하는 헤엄까지 쳐가며 놀고있으면 어느새 해는 뉘엿뉘엿 서산에 지고 저녁준비하신 엄마가 부르는 소리에 하나둘 집으로 돌아갑니다. 거의 매일 되풀이 되는 일상이었습니다.
그 때는 지금처럼 속옷을 잘 갖춰 입을 때도 아니고 가을 운동회가 끝나고 남녀 다우다로 된 검정색 팬티를 속옷인양 입고 다니기도 했습니다.
그날은 정말 너무 더웠는지 아니면 냇가에 빨래하는 여학생들이 없었는지 알수는 없지만 동네 꼬맹이들이 모두 팬티까지 훌러덩훌러덩 벗어 강둑에 걸쳐놓고 물장구치고 열심히 놀았습니다.지금이야 몇천원 주면 멋있는 그림의 튜브도 살수 있고 수영복에 수모 수경까지 갖추고 놀지만 그 때는 벌거숭이인체로 물에서 놀아도 누구하나 뭐라고 하는 사람없었습니다. 또 옷이 젖지않으니 엄마에게 소리도 듣지않았고요, 그런데 그날 집에서 가져간 까만 자동차 타이어로 만든 주부 때문에 웃지못할 일이 벌어지고 만것입니다.
쥬부도 귀해서 한동네에 한두개 밖에 없어서 그걸 가지고 있는 아이는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갔으니까요,
저하고 라이벌이었던 친구가 쥬부한번만 타자고 그렇게 졸라도 태워주지않자 다른아이들까지 선동해서 물밖으로 나가더니 제 옷만 가져갈 것이지 내옷까지 가지고 줄행랑을 칠건 또 무었입니까.훌러덩 벗은 몸으로 쫓아갈수도 없고 "야,병식아,너어? 내 옷 빨리 돌려줘."
동네 여자아이들 몇이서 세수대야 허리에 둘러메고 오는데 정말 물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해넘어갈 때까지 물속에서 기다리다 깜깜한 골목길을 빙돌아 집에 돌아갈까 생각도 했읍니다만. 여름해가 오죽이나 깁니까? 그래서 사람들이 눈에 보이지않는 틈을 이용해 쥬부도 중요한 곳만 가리고 달음질쳐 집에 돌아가는데 성공을 했는데 어떻게 알았는데 여자아이들이 저만 보면 키득키득 웃지뭡니까.아마도 저는 챙피해서 고개 푹 숙이고 집에 왔으나 백주대낮에 벌어진 일이라 본 눈들이 있었나봅니다.지금같으면 유치원에 다니는 꼬맹이들도 벌거숭이로는 물속에 들어가지않겠지만 우리 어릴 때 순진한 탓인지그렇게 놀아도 챙피하지 않았는데 개구장이 시절 물장구치며놀던 때가 참 그립기만 합니다.
못쓴 글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전남 보성군 벌교읍 전동리 531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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