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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이 보고싶은날..
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려보면,
아침 일찍부터 저녁늦게 까지 하루종일
항상 친구들과 붙어 있으면서도
그렇게 웃고 떠들고 할 소재들이 넘쳐났어요.
누구의 뒷담화라든지, 누구의 연애사라든지
별것도 아닌 얘기들 가지고서
하루종일 수다를 떨수 있었던 시절이었죠.
그리고 그 짧은 10분이라는 쉬는 시간동안
4층에서 1층에 매점으로 달려가 컵라면을 사서
물을 붓고 익기를 기다린 후 그것을 너끈히 해치우면
뿌듯한기분으로 삼사백원짜리 싸구려 팩음료를 마시며 유유히
교실로 향하기도 했죠.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참으로 무모하면서도
별 생각이 없어서 순수하고
소박해서 즐거웠던 시절이었던거 같습니다.
자습시간에 감독선생님의 눈을 몰래 피해 종종가고 했던
학교 앞 골목길에 숨어있던 오락실
그리고 그 낡고 허전한 공간을 메우던 요란한 소음들,
인심좋아 저렴한 가격에 듬뿍 자장을 부어주면 언제나
배고픈 나이에 그것을 콧등으로 후려치며 정신없이 먹었던
뜨끈 달콤한 자장이,
귀와 코를 간지릅니다.
우린 다시 교복을 입고 짧은 머리를 한채 만날 일은 없겠죠?
친구녀석들은 그렇게 기르고 싶어하던 머리도 마음대로 기르고,
지긋하던 교복을 벗어던지고 예쁜 옷으로 한껏 꾸며입고
푼돈을 모으기 위해 아르바이트도 하고
나름 공부도 열심히 하고
또 한편으로는 등록금이 부모님의 짐이 됨을 죄스러이 생각하고
스무살이란 환상과의 괴리를 토하고
생활비 하나하나 걱정을 하게 되는 걸 보면
기분이 묘하답니다.
뭔가 어른에 한발짝 가까워 진 것도 같지만
그만큼 상실을 절감하게 됩니다.
그 상실감이란 정말 별 것도 아닌 것 같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종종 미술관을 갈때면 더 이상 청소년 할인을 못받는다는
소소한 것에서부터 하나하나 느껴가고 있답니다.
우리는 벌써 이렇게 나이를 먹어가고 있는건가요.
제 친구들이 일상 속에서도 감동을 느끼고 작은 웃음 하나 지어줄 그런 여유로움과
다듬어지지 않은 그 원초적 순수함을
그리고 세상을 끌어안을 포용력을 바탕으로,
주위의 사람들과 소통과정의 다양한 산물들을 자양분 삼아
자신의 삶의 크기를 키워가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하동진의 밤새도록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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