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현의 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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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쓰는 편지) 딸아이들을 둔 직장맘입니다.


맞벌이하는 엄마, 아빠때문에 제 딸들이 한고생하고 있답니다.
현재 초등학교 1학년인 첫째딸과 유치원생인 둘째딸이 방과후 지하철을 타고 엄마아빠가 일하는 곳으로 오지요.
처음에는 너무 어린 나이였기에 걱정이 정말 많았고, 사실 지금도 아이들이 도착하기까지는 마음을 놓을 수 없는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몇달전부터 그렇게 익숙해지도록 알려주고 지켜보았더니 제법 잘 찾아오고 아이들 스스로 자부심도 느끼는 것 같더군요.

그런데 어제,
도착할 시간이 살짝 지났을 무렵, 어디선가 전화가 왔습니다.
딸아이 이름을 대며, 걱정스럽게 말씀하시는 60대 아저씨음성..
아이들이 엉뚱한 곳에서 대성통곡하며 울길래 아이스크림 사주며 자초지정을 물었답니다.
학교친구와 놀다보니 거기까지 가게되었고, 어디가 어딘지 도통 알 수 없어서 울었노라고.. 아이들이 가려고 하는 목적지를 들어보시고는 어떻게 이 어린 아이들이 그 먼곳까지 갈 수 있느냐며 안심하지 못하시는 목소리였습니다.

아이들이 지하철만 타게 해주시면 알아서 온다고 해도 택시태워 보내면 안되겠냐고 하시더군요. 걱정과 염려가 묻어나는 목소리로 말이죠. 그분의 마음, 충분히 이해했지만 아이들에겐 지하철로 오는게 더 심리적으로나 안전면에서 더 낫다고 여겼기에 그분의 마음을 안심시켜 드렸습니다.

그 더운 날, 지하철까지 직접 걸어가셔서 아이들 태워주시면서 지금 태워보낸다고 전화하셨더군요.
아이들 걸음이 워낙 더딘터라 저는 기다리는데 초조하지 않았지만 그분은 마음을 놓지 못하고 2번이나 지금 도착했냐고 확인차 전화하셨습니다.
아이들 도착하면 연락드린다며 전화를 끊었고, 도착한 아이들에게 직접 전화하게 했습니다.

정말 기뻐하시며 흐뭇하게 웃으시는 그 분의 목소리 자체가 얼마나 따스했던지...
내가 다 할 수 없는 정말 많은 부분을 보이지 않게 돕는 손길, 그 아름다운 손길이 있음으로해서 내가 부지불식간에도 수많은 도움을 받고 나역시 사랑에 빚진자임을 가슴깊이 느낀 하루였습니다.
배려와 따스함을 지니신 그분께 정말 머리숙여 감사하다는 말씀,꼭 전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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