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현의 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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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시 05분 보이는 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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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숙자씨 보세요.

안녕하세요?
빛고을 지금입니다.
<마음으로 쓰는 편지> 코너에 참여해 주신 한숙자씨 편지사연 원본을 올려드립니다.
이번주 참여하실 때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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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당신과 내가 인연을 맺은지도 벌써 24년째네요.
그동안 살면서 돌이켜 생각해 보면
기쁜 날보다 슬픈 날이 더 많았고
편한 날보다 힘든 날이 더 많았지만 당신과의 인연을 후회하진 않습니다.

부모도 없는 날 데려다 지금까지 불평없이 살아준 것 고맙구요.
남들 다 갖는 장인, 장모의 사랑도 못받게 해 미안한 마음뿐이예요.

당신 친구들 만나 우리 장모님은 무엇을 해주더라,
이번 생신때는 내가 뭘 해드려야 겠다할 때
당신 겉으로는 괜찮은 듯 하지만 속으로는 얼마나 부러워 하는지도 다 잘 알아요.

언젠가 당신이 그랬지.
다음 생에는 꼭 장모님 사랑 받고싶다고 ...

그 말을 듣고 얼마나 미안했던지...
부모님 안계신 것이 내 잘못도 아닌데
나도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지고 당신한테 미안하기만 하네요.

하지만 자식들 보기에도 정말 멋었고 무뚝뚝한 당신은
언제나 내게 1등 신랑감이예요.

은경아빠, 요몇년 동안은 해마다 큰수술을 해서 정말 힘들었죠?
게다가 큰 수술한지 채 두 달도 지나지 않아 바쁜 농삿일을 해야 하니
그 모습 보는 내 마음도 편치 않아요.

당신 힘들어 하는 모습 볼 때 마다 우리집이 넉넉해서 당신 편히 몇달만이라도
손에 흙 안묻히고 요양 좀 시키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그리고 다시는 마취가 안 깰까 두 손 모으고 기도하는 일은 안하고 싶네요.

제발 건강 챙기고 일은 조금만 하세요.

당신에게 이런 편지 쓴다는 것이 좀 어색하긴 하지만.
우리 삶 다하는 그날까지 서로 아끼고 사랑하면서 삽시다.

못난 마누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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