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현의 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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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인터뷰]스마트팜 혁신밸리 '농업계의 4대강 될 것..'(이석하/전국농민회 광주전남연맹 사무처장)

■ 방송시간 월요일~금요일 AM 07:30~08:57
■ 기획 김민호
■ 연출 박진아
■ 작가 최은영
■ 진행 김귀빈

◇ 김귀빈 진행자 (이하 김) - 그러면 정부의 이 스마트팜 혁신 밸리가 사업적으로 봤을 때 정말로 이 농민들을 위하는 건지. 아니면 앞서서 정부 차원에서 말을 했습니다마는 일부 농업단체들만의 우려인지를 직접 좀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전국농민회 광주전남연맹의 이석하 사무처장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이석하 (이하 이) - 네, 안녕하세요.
◇ 김 – 네, 지금 현재 농민단체들 입장에서는 스마트팜 혁신밸리 조성 사업 자체를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계신가요?
◆ 이 – 네, 맞습니다. 즉각 중단을 요구하고 있고요. 그렇다고 해서 기존에 개별 농가를 대상으로 하는 스마트팜 조성 사업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고요. 지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집적단지 이건 크게 반대를 하고 있습니다.
◇ 김 – 조금 인터뷰에서는 일부 농업단체라고 하는데. 이 일부에 지금 해당되는 거 아닙니까?
◆ 이 – 항상 일부로 취급을 하죠. 농업인 전체가 나서도 일부라고 하고 일방적으로 추진을 했었죠.
◇ 김 – 그렇다면 이 스마트팜 혁신밸리 사업을 두고 이 농업계 4대강 사업이라고까지 말씀하시는 이유가 어디 있습니까?
◆ 이 – 예를 들면 이명박 정권이 구구절절 가뭄 예방 등을 이유로 추진한 4대강 사업이 엄청난 국비로 건설업체에게 일감 몰아주는 그런 사업이 되지 않았습니까? 저희는 이와 마찬가지로 보고 있는 거죠. 스마트팜 혁신밸리 사업도 청년농 육성이라는 간판은 그렇지만 농업, 농촌 어려움의 근본적 해결 방안이 아닌 데도 불구하고 그냥 시설로, 시설 잘하면 농업이 살 것처럼 호도하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막상 농업인들한테 혜택이 가는 게 아니라 저희 시설에 들어가는 수천억 원의 개발사업, 이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고 그렇게 말씀드린 겁니다.
◇ 김 – 네, 중소농민들. 우리 소농민들에게는 실질적인 대책은 아니다.
◆ 이 – 네, 그렇죠. 토마토, 파프리카 올해 가격이 폭락해서 폐기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런데 스마트팜 밸리 사업으로 만들어져 온실에서 기른다는 것이 그런 거거든요. 토마토, 파프리카 등에서 생산한다는데. 그렇게 되면 모두 다 함께 죽는 것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 김 – 조금 전 인터뷰에서는 수급에 미칠 영향에 그렇게 크지 않을 거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거든요?
◆ 이 – 이미 저희는 그 말들을 여러 번 들어왔습니다. 일련에 대기업이 농업 진출을 한다고 했을 때 동부팜한농이 있었습니다. 제가 4만 5000평 유리 온실을 지었는데 그때도 정부나 기업이 말하는 게 뭐였냐면 전체 물량을 다 수출 하겠다. 그래서 국내 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다, 이렇게 했는데. 지금은 대기업 농업 진출이 제지당하고 그걸 운영하고 있는 데가 있는데. 거기서 생산되는 양의 18%만이 수출이 되고 나머지는 다 폐기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 김 – 그렇다면 말씀하시는 게 이렇게 대규모 자본을 들여서 시설도 좋게 하고 체계적으로 하더라도 농업기반을 탄탄하게 다진 데는 전혀 도움이 안 될 거다. 이렇게 보시는 건가요?
◆ 이 – 저희가 바라볼 때 이 사업의 추진 취지는 이번에 처음 나온 게 아니거든요. 아까 말씀드렸던 동부팜한농 그리고 이게 저희 나가고 나서 이를 인수한 LG CNS 등 대기업이 농업을 수출하기 위해서 내세웠던 논리였습니다, 이게. 사업 주체가 대기업에서 정부 지자체로 바뀌었을 뿐이지 내용은 똑같습니다. 주체가 바뀌었다고 해서 그 내용이 달라지는 게 아니라 그대로 뻔하게 허울만 좋은 그런 사업으로 보여 지는 것이죠.
◇ 김 – 네, 과거에 비슷한 사례가 여러 번 있어서 거기에서 오는 실망감이 상당히 크신 것 같아요.
◆ 이 – 네, 저희가 비슷한 사례라고 보면. 예전에는 김영삼 정부 때 50조를 투자했다고 했어요, 농업에다가.
◇ 김 – 50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은 있었다고요?
◆ 이 – 투자를 했다고요.
◇ 김 – 했다고요?
◆ 이 – 홍보를 했죠. 그게 뭐였냐면 반값 보조 사업들이었어요. 유리온실 지어라, 비료 연동하우스, 폐기물 연동하우스 지어라. 집적화해라 그다음에 일명일특화 사업으로 된다. 이런 여러 가지 제출하면서 했는데. 결국은 전부 그때 투자했던 사람들은 빚쟁이들이 다 되었어요.
◇ 김 – 네, 시설투자만 하다가.
◆ 이 – 네, 네.
◇ 김 – 그러면 이 스마트팜 혁신밸리 사업보다 더 우선 되는 거. 현재 농민들의 어려움을 해소해 줄 수 있는 정책은 가장 급선무 되는 게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 이 – 가장 급선무 되는 것은 일단 어려운 농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예산이 필요한 건데 내년도 예산 자체를 전체 예산은 6.8% 그러는데 농업 예산은 4.6% 줄이겠다고 지금 발표를 했거든요? 그런데 이 줄인 예산에서, 예산도 세워놓지 않고 하는 이 스마트팜 밸리 사업은 1조 2000억 원이 들어가는 대규모 사업 아닙니까?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거죠. 그래서 내년도 줄이겠다는 예산을 대폭 늘려야 되는 것이 가장 큰 정책이라고 보고요. 그리고 지금 시설을 짓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유통마진이 60%에 달하는 유통구조를 혁신하고 농산물 최저가격을 보장하는데 힘을 써야 청년도 돌아오고, 돌아오는 농촌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 김 – 스마트팜 혁신밸리 사업의 목적 중에 하나가 또 청년농 육성이고 청년이 돌아오는 농촌을 만든다, 이렇게 되어 있는데. 이렇게 하면 지금 이석하 사무처장께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라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 이 – 네, 한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저희가 이번에 간담회를 다녔어요. 순천에 한 곳을 가니까 거기서 31살 된 청년 농부 부부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분들이 6만 평 농사를, 쌀 농사. 600만 평이면 300마지기입니다. 상당히 규모 있는 농사인데. 이걸 짓는 분들이 모내기를 끝내놓고 어디 사라졌다고 그래요, 뭔가 사고를 치고. 그런데 딸이 와서 30억짜리 정부 공모사업에 당첨이 됐다고 이렇게 얘기를 했답니다.
◇ 김 – 당첨이 됐다고요?
◆ 이 – 네, 당첨이. 공모를 했대요, 공모를. 알고 보니까 이게 해남에 추진을 하려고 했던 이 혁신밸리, 이 사업이었다는 거예요. 이것은 청년농의 육성이 아니라 오히려 위화감을 조성하고 공동체를 파괴하는 그런 사업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겁니다.
◇ 김 – 농사의 기본은 땅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땅에 대한 이해를 먼저 하려는 게 아니라 사업에 공모를 먼저 하고 사업계획서 쓰는데 더 매진하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가시는 모양이군요.
◆ 이 – 네, 마을 공동체. 청년들이 들어오더라도 그냥 단순하게 농사짓는 문제만 있는 게 아니거든요. 지역 이웃과의 공동체 문화도 있고 시골이라는 곳이 다 그렇지 않습니까? 그런 부분들을 이해해 가면서 정착하는 게 아니라 그냥 단지 기계처럼 딱 먹고 사는 것. 핸드폰으로 그냥 조작하고 그냥 도시에서 즐기면서 살고 이렇게 하는 건 이건 진정한 농민이 아니라고 봅니다.
◇ 김 – 현재로서는 제가 생각하기에도 가장 힘든 일 중 하나가 농사인 것 같은데. 농사를 너무 쉽게 접근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조금 전에 말씀해 주신 가장 시급한 것은 두 가지라고 말씀하셨어요. 유통구조 개선하고요. 또 농산물 최저가격 보상. 여기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을 해 주시면서 오늘 마무리 할까요. 일단 유통구조 개선은 어떤 방식으로 좀 해 주시는 게 좋을까요?
◆ 이 – 지금 보면 유통할 때 시골에서는 저희가 직접 조달한, 만약에 예를 들면 토마토가 100원에 냈다고 하면 우리 국민들 사먹는 가격은 거의 160원, 200원 이렇게 되지 않습니까? 유통마진이 한 60%가 붙어버립니다. 이게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농민들한테서 국민들한테 가기까지 너무나 많은 단계들이 존재한다는 거예요. 이걸 단순화 시켜낼 필요가 있다는 것이고 오히려 정부가 그 정책을 펼쳐서 가격을 안정화시키는 것, 농민들의 가격을 보장시켜주는 것이 농업을 살리는 오히려 지름길이라고 보고요. 이것과 더불어서 실제 농민들이, 노동자들은 최저임금법이라는 게 있는 거 아닙니까? 그래서 더 이상 바닥으로 떨어지는 일은 없는데. 저희 농민들은 임금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에 최저임금법에 적용이 안 된다 말입니다. 그러면 가장 중요한 건 최저가격이 보장이 돼야 농사를 지을 희망이 있는 것이고 나름대로 불안감들 없이 안정적으로 지을 수 있다는 것이죠.
◇ 김 – 농사를 지을 때 빚을 안 지고 지을 수 있는 상황을 좀 만들어 달라는 얘기시네요.
◆ 이 – 그렇죠.
◇ 김 – 네, 알겠습니다. 네, 인터뷰 여기서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이 – 네, 고맙습니다.
◇ 김 – 전국농민회 광주전남연맹의 이석하 사무처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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