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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인터뷰1]세월호 1심 재판부 백서 발간에 대한 의미는 (오준호/세월호를 기록하다 작가)
■ 기획 윤행석
■ 연출 황동현
■ 작가 최은영
■ 진행 황동현 PD
◇ 황동현 진행자(이하 황) - 세월호 참사 재판을 심리했던 1심 재판부가 세월호 사고 관련 1심 재판 내용을 백서로 공개를 했는데요. 세월호 참사에 대한 다양하고도 또 다각적인 시선과 기록은 국가적 대참사가 재발되지 않기 위한 매우 중요한 과정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4.16세월호참사시민기록위원회의 작가로서 활동하던 분이시죠. ‘세월호를 기록하다’라는 책도 내셨던 논픽션 작가 오준호 씨 연결해 이 기록의 소중함 그리고 세월호에 대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작가님.
◆ 오준호 작가(이하 오) - 안녕하세요.
◇ 황 - 이번에 세월호 1심 재판부가 재판 과정을 백서로 담아서 냈다라는 부분들. 백서 내용이 최근에 공개가 됐는데요. 내용은 좀 보셨습니까?
◆ 오 - 아직까지 내용을 입수해서 보지는 못했고 언론을 통해서 어떤 것인지 사실은 좀 접했습니다.
◇ 황 - 크게 내용. 특히 재판부가 세월호 이 사태를, 이 사건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 좀 언론을 통해서도 나오고 또 여러 가지 몇 개 주요 사건에 대한 언급도 있고 그러던데요. 그런 부분들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 ◆ 오 - 사실 백서의 구체적인 내용을 다 본 것은 아니지만 저는 재판을 하셨던 그 재판부와 특히 임정엽 판사님께 기록자로서 또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하는 마음이 사실 있거든요. 어떤 점이냐 하면 당시 재판을 했을 때 유가족들이 정말 억울하고 분한 마음으로 재판정에 오셨는데 그 판사님께서 잘 배려해 주시고 유가족들한테 매번 발언 기회를 주시고 또 유가족들이 궁금해하는 거 질문들도 그때그때 하게 해 주셨거든요. 이번에 기사를 보니까 그러한 어떤 재판 등에 대해서 소회를 밝히신 것 같더라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재판이 참사 희생자를 존중하는 재판의 사례를 어렵지만 만들어가려고 노력하지 않았는가 그렇게 생각을 하고요. 내용적으로는 당시 1심 재판을 할 때 물론 아주 많은 증거나 증언을 다루기는 했지만 배가 인양이 되어 있지 않았잖아요, 그때는. 그래서 배를 인양해서 직접 조사하지 못한 것까지 포함해서 근본적으로 좀 판단하는 데 많은 근거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당시에 검찰이 상당히 성급하게 사고 원인을 배의 복원성 불량, 과적, 고박 불량, 실수. 이렇게 맞춰놓고 이걸 입증하려고 했고 증거가 한계적인 상황에서 1심 재판부는 검찰 주장을 거의 그대로 받아들여서 재판을 끝냈었거든요. 그런데 사고 원인에 대해서도 2심 재판에 가서는 1심 재판부의 판단에 대해서 좀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 있다. 인양을 해서 정밀하게 조사를 하기 전까지는 확정할 수 있다, 이런 판결을 하기도 했고요. 또 1심 재판부의 경우에는 해경이 너무 무능해서 구조를 못 했다 이렇게 얘기를 했지만 지금 그 뒤로 나왔던 많은 조사나 그런 조사나 증언들과 청문회 등에 따르면 이거는 구조를 실패했다기보다는 구조를 거의 시도조차도 안 했던 게 아닌가, 이것에 대한 진상규명 해야 되는 것 아닌가라는 문제도 있는 것 같습니다.
◇ 황 - 방금 말씀하신 부분들을 좀 짚어볼 필요가 있는데 그 당시 1심 재판 할 때는 배가 인양되기 전이기 때문에 또 어떻게 판단의 한계가 있을 수 있었지만 재판부는 나름대로 우리 세월호 희생자분들 또 유가족들의 어떤 아픔이나 이런 부분을 충분히 고려한 재판을 진행했다는 말씀도 해 주셨고요. 가장 중요한 것은 1심 재판부가 이야기했던 해경의 무능. 그런데 지금 나타나고 있는 건 해경의 무능을 넘어서 구조적으로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정치권, 또는 그 당시 청와대를 중심으로 한 정부 자체가 이 부분에 있어서 문제가 크다라는 부분들이 점점 나타나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 오 - 그렇죠.
◇ 황 -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 더 많은 지금 조사, 진실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좀 드는데요. 그런 점에서 우리 오 선생님께서는 이 재판 모든 과정들, 재판을 참석하시면서 현장을 기록하시고 또 세월호를 기록하다라는 책도 쓰셨는데 그런 활동을 하시게 된 계기가 좀 궁금해지네요?
◆ 오 - 제가 안산에 살고 있고 글 쓰는 작가고 당시에 시민들이 다들 뭐라도 해야 된다라는 생각들을 하셨잖아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시민기록위원회라는 게 안산에 만들어지니까 작가들은 글을 쓰는 방식으로 또 영상을 찍으시는 분들은 그 방식으로, 사진작가들은 사진을 찍는 방식으로 이렇게 기록단에 참가를 하시게 된 거고요. 실제로 기록위원회를 하면서 이것이 꼭 필요하구나, 이런 작업을 꼭 해야 되겠구나 생각이 든 것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고 나서 저도 알게 됐는데 이전에 우리 사회에 많은 재난, 참사가 있었잖아요. 그런데 여기에 대해서 시민들이 참여해서 남긴 기록들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항상 정부나 관에서 주도해서 형식적인 백서를 만드는 방식으로 일이 좀 반복되었었고. 그러다 보니까 이게 크게 재난이 계속 되풀이되는 이유인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됐고요. 시민들이 정말 이번에 눈을 크게 뜨고 참여를 해야 되겠다 이런 마음을 먹고 하게 되었습니다. ◇ 황 - 그리고 또 그런 참여의 기록이 세월호를 기록하다라는 책 아니겠습니까.
◆ 오 - 네.
◇ 황 - 이 책에서 지금 다루고 있는 내용, 짧게 어떤 내용인지도 이야기해 주시죠.
◆ 오 - 이 책은 2014년 6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되었던 선원 재판, 해운사, 해경, 1심 재판을 제가 취재를 하고 정리한 내용이고요. 그래서 제가 거의 매주 안산에서 광주법원까지 가서 한 40번 정도의 공판에 참가하고 그걸 직접 기록하고 그래서 정리한 책이고요. 그래서 이 책에는 어쨌든 당시 재판정에서 진실을 놓고 어떤 공방들이 오갔는지 어떤 증거나 증언들이 나왔고 혹은 어떤 거짓말들이 나왔는지 어떤 진술이 나왔는지 일목요연하게 좀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싶고요. 그 재판 내용뿐 아니라 함께 그 재판을 참관하셨던 유가족들의 모습이나 분위기 이런 것도 최대한 책에 담으려고 했던 그런 책입니다.
◇ 황 - 이번에 1심 재판부가 냈던 백서와 시점을, 시기를 같이 하고 있는 부분이 아닌가 싶은데요. 이런 책을 내시면서 왜 이렇게 책을 내야 되겠다라고 생각하셨던 그 가장 큰 이유는 어떤 부분일까요.
◆ 오 - 사실 유가족들과 함께 행동하는 저희들이 작가 기록단이다 보니까 처음부터 재판을 기록해야 되겠다라기보다는 유족들이 진실규명을 하는 과정에 무엇이든지 동참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을 한 거고요. 이렇게 하다 보니까 이 재판 공간이라는 것이 진실을 놓고 서로 공방을 펼치면서 진실의 실마리들이 드러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수많은 자료와 증거가 여기 모이고 있다는 점. 그래서 이 공간을 잘 기록해야 이후에 더 나아간 진실규명 과정에 꼭 필요한 어떤 단계가 되겠다, 이 생각이 들면서 책까지 내게 된 것 같습니다.
◇ 황 - 진실규명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 진실규명의 과정의 한 부분으로써 당시 1심 재판 과정을 꼼꼼히 기록하고 그걸 책으로 내셨다는 말씀으로 이해가 되는데요. 그렇다면 이제 세월호도 인양이 됐고 하지만 또 여러 가지 책임공방도 지금 일어나고 있는데요. 정말 진실이, 확실한 진실이 규명되기 위해서 어떤 부분들이 더 고려되어야 되고 우리들 스스로가 살펴봐야 된다라고 생각하시는지도 말씀해 주시죠.
◆ 오 - 사실 뭐 이 짧은 시간에 진실규명의 과제를 다 설명,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요.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지난 몇 년 동안 진실규명 과정을 해 오기는 했지만 우리 국민들이 확실히 그 과정이나 결과물을 다 신뢰하고 있지 못하잖아요. 그게 왜 그렇게 된 건가 생각하면 진실규명 과정이라는 게 과학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정말 시민들이 믿을 수 있도록 지켜볼 수 있고 투명하게 진행이 되고 또 참여할 수도 있고 또 그렇게 해서 의혹이라는 의혹이 낱낱이 해소가 되어야만이 그래야 나중에 결과적으로 이것이 아~ 이것이 진상이다라고 했을 때 시민들이나 유가족이 받아들일 수가 있고 또 나아가 이것을 출발점으로 해서 우리 사회를 한번 바꿔보자 이렇게 이야기를 할 수 있잖아요. 그런 점에서 이제부터 만들어지는 어떤 2기 특조위, 세월호 참사나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포함한 사회적 참사 2기 특조위가 윤리적으로나 실무적으로 정말 신뢰받을 수 있는 조직이 되어야 되겠다 이 생각이 듭니다. 요즘 이런 것과 관련해서 문제가 되는 게 과거 1기 특조위 때 이 특조위를 세금 도둑이다, 이렇게 말씀하시면서 사실 좀 내부에서 방해활동을 했다고 이야기되는 그런 분들이 과거 여당의 추천을 받았던 위원들이 여전히 들어와서 또 활동을 하려고 하시잖아요. 이런 분들이 만약에 계속 활동을 하시게 되면 여전히 진실규명을 국민들이 과연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런 분들이 좀 스스로 진퇴를 판단해 주셔야 되지 않을까 이 생각이 듭니다.
◇ 황 - 그뿐만 아니라 과거 여당이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결국은 방금 말씀하신 그분도 자유한국당의 추천 몫으로 2기 특조위도 들어오시는 분 아니겠습니까?
◆ 오 - 맞습니다.
◇ 황 - 그런 부분들. 정말 정치권에서도 반성하고 본인들의 역할에 대해서 고민해야 될 시점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 오 - 맞습니다.
◇ 황 -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오 - 네, 감사합니다.
◇ 황 - 지금까지 4.16세월호참사시민기록위원회의 작가기록단으로 활동하시는 분이시죠. 오준호 작가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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