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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인터뷰]전남대학교의 가치, 신천지 문제로 무너져서는 안돼(전남대학교 인문대학 현재환 비대위원장)
전남대학교 총학생회 간부가
신천지 신도라는 논란이 제기되면서
출범 한 달 만에 총학생회가 총사퇴 하는 등,
다시 홍역을 앓고 있습니다.
전남대학교 학생들 속으로 스며든 신천지는
학생 자치 기구인 총학까지 장악하며
갈등과 피해를 일으키고 있는데요.
지난 주 전남대학교 총학생회가 총사퇴에 앞서
‘전체학생대표자회의’를 열고
특정 정치 세력이나 종교 단체에 피해를 입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관련 내용,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전남대학교 인문대학, 현재환 비대위원장 연결합니다.
/인사/
1. 본인 소개부터?
안녕하세요. 전남대학교 인문대학 철학과 18학번 현재환입니다. 현재 공석인 인문대학 학생회장을 대리하기 위해서 인문대학대표자회의로부터 인준받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2. 전남대학교 총학생회가 꾸려진 지 2년 만에 다시 총사퇴 하게 된 이유는?
학교의 역사를 보면 대한민국 민주화 운동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 덕에 총학생회가 갖는 정치적 상징성이 아주 큽니다. 오랜기간동안 총학생회는 학생들의 권익이 아닌 외부 정치조직의 이해관계에 따라 활동해왔고, 이에 대한 학생들의 반발로 2년동안 총학생회가 공석이었습니다. 오랜만의 총학생회인 만큼 학생들의 기대도 컸을 겁니다. 하지만 경험이 부족한 탓에 용인하기 어려운 실수들을 반복했었고, 결정적으로 부총학생회장의 신천지 논란이 점화되면서 동력을 상실한 것으로 보입니다.
3. 현재 총학의 빈자리는 어떤 식으로 운영이 되고 있고, 학생들은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는 지?
코로나 사태로 인해 그 빈도가 줄어들긴 했으나 상당수 학생들이 직간접적으로 불법포교를 경험했을 것으로 추측되고, 신천지의 활동으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은 사례가 계속해서 보고되고 있습니다. 신천지에 대한 분노를 모아 유사종교세력의 학생 자치 기구 장악을 저지할 수 있었지만, 아직까진 확실한 대책이 없는 탓에 무분별한 의심으로 번져서 이로 인해 학생 문화의 위축이 초래될까 걱정이 됩니다.
4. 전남대와 신천지의 악연, 어떻게 시작이 됐는 지?
신천지가 처음 시작했을 때 강의식으로 포교를 했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의 포교가 한계에 다다르자 지금의 베드로 지파장, 즉 전남대 뒤편에 있는 큰 건물의 대장격인 분이 모략포교라는 방식을 개발했고, 그 포교의 첫 타깃이 전남대학교 학생들이었습니다. 포교는 다들 알다시피 성공적이었고, 전남대학교 뒤편에 베드로 지성전이라고 베드로 지파의 본진을 지어버리면서 전남대학교를 장악하기 위한 욕심을 드러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5. 전남대 재학생들이 주요한 전도 대상이 되는 이유는?
전남대학교가 갖는 상징성을 탐하기도 했을 거고, 바로 뒤편에 베드로 지성전 건물이 있다 보니 신천지에 세뇌된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세뇌시키기에 지리적으로 아주 좋았을 겁니다. 또 전남대학교에 전라남도 사람들만 오는게 아니라 타지에서도 꽤 많이 다니게 되는데, 먼 타지에서 전남대까지 와서 학교를 다니다보면 정서적으로 고립될 수도 있고, 이런 사람들의 심리적 빈틈을 잘 파고드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른 대학에 피해 신천지 신도가 많은 이유는
전남대 북문쪽에 전라남도 신천지인 베드로 지파의 본부 베드로 지성전이 있어서입니다. 건축할 때부터 전남대학생들을 겨냥하고 지어졌으며, 신천지에 모략포교라는 방법을 처음 고안해낸 지파장이 바로 베드로 지파장이기도 합니다.
6. 신천지로 인한 전남대 재학생들이 입는 피해는?
학생자치기구는 외부 정치조직이나 종교세력의 이해관계와 분리되어 오로지 학생들의 권익을 위해 운영되어야만 합니다. 신천지에 빠져서 가족 친구 다 팔아먹는 광신도들이 학생들을 위해서 활동할 리가 전혀 없습니다. 학교의 이름과 명예는 포교를 위해 이용될 것이며, 국민들의 세금과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마련된 재원또한 포교에 쓰일 겁니다. 또 공식적인 기구나 행사 등을 이용해서 학생들에게 쉽게 접근해서 쉽게 세뇌시킬 수 있을 겁니다.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입니다. 학생들은 가능한 모든 노력을 동원하여 이들을 저지해야할 것입니다.
7. 총학생회가 ‘후보자 정보 공시 제도’를 전국 대학 최초로 마련했다고 하던데, 그 배경은?
-‘후보자 정보 공시제도’에 담은 핵심 내용은?
당선된 총학생회단의 부총학생회장이 신천지 의혹의 해명을 포기하고 사퇴한 뒤 도망가버렸고, 총학생회 구성원들 사이에서도 커다란 내부 분열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학생회에 대한 불신은 그 어느때보다 커져있으며, 오래된 제도는 개인의 부패를 전혀 저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총학생회장은 사퇴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함으로써 자신의 마지막 책임을 다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종교, 약력, 학번 등이 담긴 이력서를 받아 선거 운동전에 학우분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여 검증함으로써, 이번 논란과 같은 문제의 재발을 방지하는 대책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8. 제도를 마련한다는 것,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 지?
지금까지 외부 정치집단이건 종교집단이건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출마하여 당선되면 후에 본인의 임무를 다하지 않고,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사익을 추구하더라도 제재할 수단이 전혀 없었습니다. 이때문에 학생들은 출마자가 누구건 일단 의심부터 할 수 밖에 없었고, 이러한 분위기는 학생자치 전체를 크게 위축시켰습니다. 총학생회장이 고안해낸 '후보자 정보 공시 제도'는 후보자와 유권자 사이를 이어주는 최소한의 약속이라고 생각합니다. 후보자는 자신의 정치이력, 종교 등을 기재하면서 본인을 밝히는데 거짓이 없다는 것을 유권자들에게 약속하고, 유권자는 이 약속이 지켜졌는지 감시하면서 그 약속이 어겨졌을 때 언제든지 응징할 수 있게 됩니다.
9. 제도가 어느 정도 실효성이 있을지?
총학생회에 대한 견제와 감시가 지속적으로 이뤄진다는 가정 하에 해당 제도는 '최소한의 신뢰'를 담보하기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탄핵 이외에도 실질적으로 총학생회를 견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처음 생긴 것으로 이후 추가적인 견제 장치의 제정에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 물론 모든 것은 학생자치에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만 합니다. 지금의 열기가 식어버린다면 그간 모든 노력들을 아무런 소용이 없게될 것입니다.
10. 많은 학생들이 바라는 정상적인 캠퍼스 생활이라면?
학교는 진리탐구의 장이면서 동시에 수많은 지성인이 교류하는 광장의 역할을 수행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활동을 함께 하면서 다양한 의지를 실현시키면서 스스로를 더 풍요롭게 가꾸고 성장시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약 4년에서 6년의 기간동안 스스로를 갈고 닦으면서 사회를 더 아름답고 가치있게 발전시키고자 다짐하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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