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시간 월요일~금요일 AM 07:30~08:57■ 기획 윤행석■ 연출 황동현 ■ 작가 최은영 ■ 진행 황동현 PD◇ 황동현 진행자(이하 황) - 양성태 전 대법원장이 당시의 청와대와 이른바 재판 거래를 시도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는데요. KTX 해고 승무원 사태와 옛 통합 진보당 강제 해산 외에도 근로정신대 재판도 지연시켰다. 그런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 재판은 현재 대법원에 3년째 계류 중이기도 합니다. 이에 대한 입장을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한 시민모임 이국언 공동대표와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대표님. ◆ 이국언 (이하 이) - 네, 안녕하십니까? ◇ 황 - 양승태 대법원장이 일제강점기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의 재판. 의도적으로 방해했다 이런 정황들이 현재 나타나고 있지 않습니까? 그 정황들 정리 한 번 해 주시죠? ◆ 이 -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이 일본 소송에서 패소를 하고 뒤늦게 2012년부터 광주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해서 일부 빠른 것은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입니다. 대법원에 계류 중인 것은 이달로 딱 3년이 되는데. 소송을 시작한 지는 국내에서만 6년여에 가까운 세월입니다. 그런데 대법원에 올라가고 완전히 함흥차사인데, 이번에 밝혀졌다시피 청와대의 로비 수단으로 대법원이 이 사건을 활용하고 있었다는 것에 큰 충격을 느끼고 있습니다. ◇ 황 - 정말 분노할 만한 이런 일인데요. 당사자이신 우리 할머니 분들께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이야기를 하고 계시나요? ◆ 이 - 하루가 다급한 입장이죠. 설마 정부가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이게 무슨 일이냐, 차라리 우리 보고 빨리 죽으라는 얘기 아니냐 이렇게 낙심한 상태이십니다. ◇ 황 - 정부도 그렇고 대법원, 사법부라는 것은 독립기구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어떠한 외압이나 어떤 상황에서도 무관하게 오직 법과 정의 기준에서 판결을 내려야 되는데. 그런 행동들이 아니었다는 이야기 아니겠습니까? ◆ 이 - 그렇죠. 우리나라는 법치국가이고 더군다나 인권의 최후 보루를 우리가 사법부라고 얘기를 하는데. 사법부가 이렇게 정권의 입맛에 따라서 중요한 사회적 파장이 있는 그 사건을 로비 수단으로 삼을 생각을 과연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인지. 여러 가지 농단이 있지만 사법부마저 사법농단이 있을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고. 이거는 그야말로 국가 근간을 흔드는 문제여서 다른 사건과는 각별히 다른 차원에서 봐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 황 - 결국은 재판이 지지부진했던 이유가 있었다라는 이야기인데요. 근거가 되는 내용들도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주시겠어요? ◆ 이 - 2015년 3월 법원 행정처가 이병기 당시에 청와대 비서실장을 상대로 사법부의 요구 사안이었던 상고법원 도입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만든 문건인데. 여기에 이번 조사 보고서에서 확인된 바에 따르면 정부의, 그러니까 박근혜 정부의 최대 관심사는 한일 우호관계의 복원이어서 이런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손해배상 청구사건에 대해서 청구기각 취지의 파기환송 판결을 기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니까 사법부가 재판에 개입해서 청와대의 의중을 읽어서 이러한 앞으로의 예상 경로를 보고했다고 하는 것인데. 그야말로 재판에 개입한 정황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고 봅니다. ◇ 황 - 그러니까 사법부나 청와대나 정부에 보고할 이유는 전혀 없는데. 이런 것들을 가지고 보고를 했다는 것만 가지고도 정말 큰 문제가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 이 - 네, 그렇습니다. 뭐, 기가 막힌 일입니다. ◇ 황 - 재판뿐만이 아니고 과거 박근혜 정권 해에서 이런 일들이 굉장히 정부 주도 하에 많이 있었던 것 아니겠습니까? 2015년이었죠. 한일 위안부 합의라는 밀실 합의도 있었고. 또 2016년 외교부가 대법원의 피해자 할머니들의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서 부정적인 의견을 밝힌 의견서를 보내기도 했고. 이런 것들이 다 일련의 과정 속에 들어있었다라고 보여질 수도 있겠는데요. ◆ 이 - 네,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재판을 보면 완전히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었습니다. 우리 정부는 피해자들을 나 몰라라 하고 반면에 상대 쪽에 나온 일본 기업들은 일본 정부를 등에 지고 또 일본 정부는 적극적으로 일본은 전범 기업들을 두둔하면서 이렇게 나왔는데. 예를 들어서 외교부 같은 경우에는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이 어렵게 재판에 승소하고 난 직후에 일본 기자의 질문에 뭐라고 얘기를 했냐면 이것은 개인이 일본 민간 기업을 상대로 한 사적인 소송이다. 이 소송에 대해서 정부가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얘기를 했는데. 이 할머니, 강제징용으로 끌려가신 분들이 무슨 노름판 나가서 돈 잃은 사람들입니까? 떼인 돈 달라고 한 것이 아니라 나라가 힘 없을 시절에 끌려갔던 그 피해자들이 정부가 하도 방치하니까 정말 노령의 노구를 이끌고 법원 문턱 오가면서 힘겹게 재판 이겨 놓으니까 당신들 일이니까 당신들이 알아서 하시오, 정부 발목 잡지 마시오 하는 얘기나 마찬가지인데. 이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것이죠. 반면에 일본 전범 기업은 어떻게 나오냐 하면 법정에 들어가면 미츠비시 측이 내놓은 변론서를 보면 일본 외무성이 두툼한 자료가 몇십 장짜리 자료가 같이 들어옵니다. 그러니까 일본 정부는 그야말로 기업하고 한몸이 되어서 이렇게 총체적인 대응을 하는데 우리 정보는 뒤에서 발목이나 잡고 있으니 이 재판이 될 리가 없었던 거죠. ◇ 황 - 단순한 발목이 아니라 더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방해하고 못 나가게 적극적으로 개입했던 요소도 보여진다라는 것 아니겠습니까? ◆ 이 - 네, 그렇습니다. 어렵게 소송한 그 어떤 승리마저도 뒤엎으려고 마지막까지 어떻게 보면 엉뚱한 생각을 하고 있다라고 볼 수 있는 거죠. ◇ 황 - 정말 우리 대표님과 그리고 근로정신대 할머니 분들께서 얼마나 힘들게 싸우셨는가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겠는데요. 어떻습니까? 이 부분들, 과연 어떤 식으로 정리되는 게 필요할까라고 생각하십니까? ◆ 이 - 대법원이 더 이상 이것 가지고 시간을 끌 이유가 없습니다. 더군다나 피해자들 처지를 생각하면 이렇게 더 끌어서도 안 됩니다. 지금 근로정신대 불과 14살 어린 나이에 끌려간 할머니들이 90이시고 징용으로 끌려가신 분들 같은 경우는 90, 100세를 바라보시는 이런 나이들이거든요. 그래서 생존자도 이제 거의 찾기 힘들고. 설령 지금 생존해 계신다고 하더라도 추가로 소송을 하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리고 참 안타깝습니다만 내일 모레 돌아가신다고 하더라도 이상할 것 없는 고령의 이런 분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어떤 결말을 보고 가야 될 것 아닙니까? 재판부가 더 이상 좌고우면 하지 말고 신속하게 판결을 내려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황 - 결국은 할머니 분들을 어떤 부분도 마찬가지지만 우리 사회, 이 대한민국의 역사를 바로 세운다는 측면에 있어서도 이 부분은 빨리 판결이 나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 생각이 들고요. 더불어서 이런 일부에서 하는 사법부의 이런 행태에 대해서 당사자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 수사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요. 우리 근로정신대 할머니를 위한 시민모임에서 입장은 어떠신가요? ◆ 이 - 당연히 수사하고 그에 따른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더군다나 사법부 수장, 사법부를 민원 해결을 위한 청와대의 로비로 사건을 삼았다고 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법치국가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고 이런 상황에서 누가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보내겠습니까? 사법부 권위를 되찾기 위한 차원에서도 스스로 법원에 출석해야 한다고, 검찰에 출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황 - 검찰 출석해서 조사 받아야 하고. 그다음에 범법 사실이 있으면 구속수사까지도 가야 한다. 법대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말씀이신 거죠? ◆ 이 - 네, 그렇습니다. ◇ 황 - 관련해서 앞으로 또 계획 있으십니까? ◆ 이 – 피해 할머니, 할아버지들 지금 이제 힘겹게 소송을 하고 계신 분들의 소송이 모두 이긴다고 하더라도 그 재판에 참여하고 계신 원고들의 숫자가 불과 1000여 명 남짓입니다. 100만 명 이상이 동원된 그야말로 참혹한 그 사건의 생존자도 이제 찾기 어렵고 남아계신 분들도 이제 얼마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이 사건은 사건대로 하더라도 정부 차원에서 소송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분들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일본 정부에 일종의 대응 방안을 지금부터 마련을 해야 될 것으로 보입니다. ◇ 황 - 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 - 네, 감사합니다. ◇ 황 - 지금까지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이국언 공동대표와 함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