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듣기
광주MBC 라디오칼럼_지혜학교 김창수 교장 _20180720
■ 기획 김민호
■ 연출 황동현
■ 작가 박현주
■ 진행 황동현 PD
■ 지혜학교 김창수 교장
■ 곤이지지자
生而知之者上也 생이지지자상야 요
學而知之者次也 학이지지자차야 요
困而學之 又其次也 곤이학지 우기차야 요
困而不學 民斯爲下矣 곤이불학 민사위하의 니라
공자는 논어에서 사람을 4등급으로 나누어 말하고 있습니다.
태어나서부터 아는 사람이 최고 등급이고(生而知之者)
배워서 아는 사람은 그 다음 등급이고(學而知之者)
고난을 겪고 나서야 배우는 사람은 3등급이며(困而學之者)
곤란을 겪고서도 배우지 못하는 사람은 그 중에 제일 하급이다.(困而不學者)
이렇게 구분해놓고, 공자는 자신을 곤이지지(困而知之)자로 칭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자기 자신은 어디에 속할까에 대한 대답을 망설이게 됩니다. 공자 같은 성인이 스스로를 곤이지지자, 즉 어리석은 행동으로 고난을 겪다가 겨우 뭔가를 알게 된 사람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스스로를 무엇이라고 말할까, 주저하게 됩니다.
그러나 공자가 자신을 곤이지지자라고 말했다고 해서 크게 낙담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의 말은 오히려 우리에게 희망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자가 곤이지지자에서 시작해서 성인이 되었다는 사실은, 우리의 의식도 진화의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지기 때문입니다.
나면서부터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사실상 세상에서 희귀한 존재입니다. 그런 사람에 대한 전설 같은 이야기를 들으면 많이 부럽습니다. 그러나 저는 처음부터 천재였다, 라고 하는 사람보다는 수많은 시련과 고통 속에서도 자신을 돌이킨 사람을 더 좋아합니다. 나면서부터 신이었다, 라고 하는 존재에게서는 사람의 핏기를 찾아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제가 가수 조용필을 좋아하는 것은 그의 삶이 곤이불학에서 곤이지지로 학이지지로 진화해 왔기 때문입니다. 조용필은 미군부대 밤무대 가수로 시작해서 ‘가왕’이라는 칭호를 받기 까지 수많은 부침을 겪었습니다. 저는 곤이지자자에게서 사람의 향기를 맡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고난 속에서 살아갑니다. 성서는 “환란은 인내를 인내는 소망을 낳는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고난을 통해서 인내와 희망을 배우는 사람 정도는 되어야 그 다음의 학이지지자도 될 수가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제게 주문을 겁니다. 적어도 곤이불학자는 되지 말자, 라고요. 사는 동안에 수많은 고난과 좌절을 겪고서도 무지를 극복하지 못하고 사는 사람은 되지 말자, 라고요. 여러분 자신은 어느 등급에 속하시길 원하십니까?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