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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7월 19일/ 박종구/ 확산되는 미중 무역전쟁
박종구 초당대학교 총장
- 확산되는 미중 무역전쟁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확전일로에 있습니다. 지난 6일 미국은 818개 중국산 품목에 대한 340억달러 규모의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중국도 상응한 금액의 관세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앞으로 4500억달러 규모의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미국의 계획이 알려지면서 지구촌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양국의 통상 분쟁은 일차적으로 심화되는 무역불균형 문제 때문입니다. 작년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3750억달러에 이릅니다. 수입이 수출의 4배나 됩니다. 이로 인해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등 주요 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는 것이 미국의 시각입니다. 이번 관세 부과를 시작으로 앞으로 주력 수입품인 자동차에도 25%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동차를 둘러싸고 미국의 불만이 큽니다. 수입자동차 관세율은 2.5%인 반면 중국에 수출하는 자동차는 10%입니다. 미중 무역전쟁 발생시 가장 큰 피해 국가의 하나가 대한민국입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중국산 제품 10% 수입 감소시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이 282억달러 줄어든다고 합니다. 중국은 한국, 타이완, 일본 등에서 중간재를 수입해 미국에 가공 수출하고 있습니다. 작년 대중 중간재 수출 비중은 무려 78.9%로 약 125조원에 달합니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는 옛말이 딱 들어맞는 양상입니다. 양국간 싸움이 결코 강 건너 불이 아닌 이유입니다. 블룸버그통신이 무역전쟁 반발시 당사국 중국보다 한국경제가 더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은 매우 의미심장합니다.
미국이 강경 일변도로 나가는 배경에는 잘나가는 미국경제가 있습니다. 더 이상 좋을 수 없다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순항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실업률은 4%로 21만3천명의 신규 고용이 창출되었습니다. 60만명이 노동시장으로 되돌아왔습니다. 물가도 2%선으로 안정적입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출 비중도 1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습니다. 통상전쟁이 길어질 경우 중국이 초조할 수밖에 없습니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중국은 외부상황에 상관없이 개혁‧개방을 확대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속내는 상당히 복잡합니다.
이번 통상전쟁은 「중국제조 2025」로 상징되는 중국산업의 굴기에 대한 미국의 반격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자율주행차, 모바일 인터넷 등 주요 산업에서 세계 최고의 지위에 오르려는 중국의 도전에 미국이 커다란 위협을 느끼고 있습니다. 차세대 먹거리를 놓고 한판 벌이는 기술전쟁, 산업전쟁의 성격이 강합니다. 중국은 인공지능 분야에서만 2030년까지 1500억달러 시장으로 키우려 합니다. 15%에 불과한 반도체의 국산화율도 2025년 70%까지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이를 위한 중국의 기술사냥, 지식재산권 절취 등에 대한 불쾌감이 상당합니다.
우리도 무역전쟁의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한 체계적인 통상외교와 산업 대응체제를 구축해야 합니다. 미국과 갈등이 심해지면 중국이 자국 시장을 개방하는 입장으로 선회할 수 있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는 대응전략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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