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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월 13일 “새해맞이 다짐” <고영엽 조선대 의대 교수>
매년 1월 1일, 제야의 종소리로 시작을 알리며, 태양은 어제와 다름없이 떠오르지만 사람들은 그 빛에 새로운 이름을 붙입니다. '새해'라는 이름입니다. 우리는 연속적인 시간 위에 인위적인 매듭을 짓고, 익숙한 공기의 흐름 속에서 묘한 경건함을 마주합니다. 늘 그렇듯 단순히 숫자가 하나 바뀐 것뿐인데, 세상은 온통 새로운 시작의 기운으로 가득 찹니다. 달력이 바뀌는 순간, 약속이라도 한 듯, 우리는 지난 한 해를 하나의 서사로 묶어 되짚어보며 스스로를 성찰하고, 미래 나아갈 길을 설계하기 시작합니다. 연초에 행하는 이 통과 의례와도 같은 자기반성과 다짐은 단순히 관습적인 행위를 넘어, 우리 삶의 방향타를 다시 잡는 소중한 기회가 됩니다.
지난달, 저는, <2025년 한 해를 사랑과 용서로 마무리합시다>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미움과 용서>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잘 살고 있는가>하는 자기반성과 <잘 살아야겠다>는 다짐에 대한 생각이 부쩍 많아졌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연말연시에 가장 자주 우리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도 결국 이것인 것 같습니다. ‘나는 잘 살고 있는가’. 단순히 성과나 결과를 묻는 말이 아닙니다.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태도, 사람을 대하는 마음, 나 자신을 존중하며 살아왔는지를 묻는 조용하지만 무거운 질문입니다.
묵은 해를 돌이켜보면 늘 아쉬움이 앞섭니다. 야심차게 시작했던 계획들이 작심삼일의 파도에 휩쓸려 사라지기도 했습니다. 해야할 일들은 늘 많았고, ‘지금 아니면 안 된다’는 말로 스스로를 재촉하며 지낸 날들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연초인 지금, 바쁘게 산 것과 잘 산 것은 같은 말이 아니라는 사실을 또렷이 깨닫게 됩니다. ‘잘 살고 있는가’라는 자문(自問)에, 나는 얼마나 자주 내 마음을 들여다보았는지, 얼마나 성실하게 오늘을 살았는지, 그리고 얼마나 진심으로 사람을 대했는지를 함께 떠올리게 됩니다. '시간의 사용'과 ‘자기성찰’ 및 '관계의 태도'를 반성합니다. 반성은 과거의 나를 질책하기 위함이 아니라, 현재의 나를 정확히 인식하기 위한 과정입니다. 또한, 후회라는 감정을 성장의 거름으로 바꾸는 작업을 통한 <잘 살아야겠다>는 다짐의 초석입니다.
올 새해의 다짐은, 단순한 소망 리스트나 가시적인 목표뿐만 아니라, 내가 되고 싶은 나의 모습에 대한 확고한 약속입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잘 사는 것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에 대한 답이며, 반성에 터잡은 다짐입니다. 즉 '어떤 태도로 삶을 대할 것인가'에 대한 결심입니다.
첫째, '지속하는 힘'을 기르겠습니다. 작은 습관을 꾸준히 지켜나가는 '성실함의 근육'을 키우고 싶습니다.
둘째, '현재에 충실하기'를 실천하겠습니다. 과거를 후회하고 미래를 걱정하느라 정작 '지금 이 순간'을 놓치는 우를 범하지 않겠습니다.
셋째, '나 자신에게 관대해지는 용기'를 갖겠습니다. 스스로를 다독여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갖는 것이 진정한 자기애 내지 자기 존중이기 때문입니다.
인생에 있어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고 합니다. 우리 모두, 새해를 맞아, 연초에 자신을 믿고 사랑하며, 정직하게 땀 흘리고, 매 순간 진심을 다하는 한 해를 만들 것을 다짐하고, 연말에는 담담하게 “그래도 나름 잘 살았다”고 스스로를 칭찬할 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